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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파업에 공권력 투입
아산경찰서는 지난 24일 일주일째 이어지던 유성기업 파업현장에 공권력을 투입·연행했으며 조합원들은 스크럼을 짠 채 연행에 맞섰지만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한편 전국금속노조는 유성기업공장 앞에서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는 집회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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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사태가 장기화 될 전망이다.
전국금속노조는 지난 27일 유성기업 아산공장 입구에서 ‘공권력 투입 규탄대회’를 열었으며 노조 간부를 비롯해 충남지부와 울산, 경기 등 전국 각 지부에서 참석한 노조원 1500여 명과 경찰·용역직원 2500여 명은 한 때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회사·파업에 직장폐쇄 불가피 VS 쟁의행위 준비 중 먼저 직장폐쇄·노조
경찰·국가경제에 막대한 악영향 VS 합법적 부분파업에 불법적 연행·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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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유성기업 파업과 관련해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에 들어갔다. |
유성기업 파업 왜 일어났나
유성기업 사태의 핵심쟁점은 주간 연속 2교대제와 생산직 월급제다.
유성기업 노사는 2009년 말,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해 24시간 가동체제에서 0시에서 부터 오전 8기까지의 야간근무를 없애고 오전 8시부터 0시까지의 2교대 주간근무만을 하기로 합의안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단 생산능력과 생산량, 임금 등 세 가지 핵심사안은 특별교섭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공장 가동시간이 줄어들더라도 생산능력과 생산량, 임금 등을 손실 없이 그대로 유지한다는 취지인데 노조는 임금 유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회사는 생산능력과 생산량 유지를 강조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5월3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서를 접수하고 13일 ‘조정정지 결정’을 받아 합법적 쟁의권으로 부분파업에 돌입했지만 사 측이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용역경비를 동원해 야간 출근자를 저지했으며 이 과정에서 노조원 13명이 다치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금속노조 유성지회 김성태 지회장은 “2011년 1월 시행을 목표로 합의한 2009년의 노사협의안에 대해 사측은 지난해부터 진행된 11차례의 교섭과정에서 단 한차례도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사 측의 주간연속 2교제 도입을 위한 노사간 사전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는 주장은 허위다. 사 측은 노조 집행부가 영동공장 노조원과의 협의를 위해 내려갈 수 있도록 시간까지 내줬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 측은 ‘2009년 지회 임금과 교대제 개선 합의서’는 상호 노력한다는 내용으로 구체적 권리와 의무가 없는 단순한 신사협정이다. 또한 2010년 6월29일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해 이 협약이 유효한 2012년 3월31일까지는 평화상태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노조에 있어서 2009년 협약에 근거한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노조원들의 집단행동은 목적상 정당성을 상실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유성기업 유시영 사장은 “노조는 2009년 노사협의 이후 전혀 협의안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시행을 요구하고 있으며, 효력마저 상실한 이 협약은 당시 상호노력한다는 신사협정에 불과하다”며 “노조는 공장 가동의 전면 중단을 막기 위한 관리직 근로자들의 생산 현장 투입마저 저지하고 생산설비 주 전원 열쇠마저 은닉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 합의서와 관련해 11차례의 노사 교섭이 치러졌으나 5월13일 대전지방노동위원회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으며 이에 노조는 17일부터 이틀간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해 78.2%의 가결을 얻어 합법적인 파업권 확보해 18일 오전 파업에 돌입했으며 사측은 18일 오후 아산공장 직장패쇄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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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십니다. 편하게 가시죠.’
경찰은 유성기업 파업 일주일째인 5월24일 공권력을 투입해 해당 노조원 533명 모두를 연행했다. |
왜 공권력까지 투입해야 했나
아산경찰서(서장 허 찬)는 유성기업 파업 일주일째인 5월24일 오후 4시 공권력을 투입해 해당 노조원 533명 모두를 연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성기업 노조는 5월18부터 7일간 공장을 불법점거한 채 관리직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폭력을 행사했으며 조업중단으로 인한 완성차 생산차질을 초래해 국가경제에 막대한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공권력을 투입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노조의 파업이 현대·기아차와 협력업체 등 자동차 생산에 크게 차질을 빚으며 하루 손실액이 1000억원에 달해 공권력 투입을 결정하게 됐다는 뜻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디젤엔진 공장 생산라인이 멈춰 스타렉스·포터의 엔진생산이 정지됐으며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에서는 카니발 디젤모델의 생산이 중단돼 24일 하루동안 56억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달 말까지 유성기업이 정상화 되지 않으면 4만8000여 대의 생산차질이 빚어지고 8270여 억원의 피해와 더불어 5000여 개 협력업체의 피해까지 합산하면 총 1조 2030여 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노사는 5월23일 오후 직장폐쇄 이후 첫 대면을 했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했으며 24일 두 번째 교섭도 20여 분만에 결렬됐다. 교섭에서 노조 측은 공장을 재개하면 작업장에 복귀해 주간 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 전환 등에 대한 논의를 하겠다고 요구했으며 사측은 주간 2교대제와 월급제 도입에 대해선 추후에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찰은 노사 교섭이 결렬된 직후인 오후 3시부터 노조원들의 자진 해산을 권유하는 방송과 유인물을 배포했으며 오후 4시부터 본격적으로 공장 정문으로 향하는 진입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헬기 및 물대포를 동원해 31개 중대 3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경찰은 전날 회사 측의 협조로 걷어낸 공장 철조망 15m 사이의 통로로 선발대를 투입했으며 정문과 후문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던 200여 명의 노조원과 제품창고 등 공장 안에서 연좌 농성 중이던 300여 명의 노조원 등 총 533명을 연행했다.
당초 경찰은 공장 안에 암모니아와 질소 등 폭발성이 있는 가스 파이프가 있어, 노조측과 충돌할 경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공권력 투입에 신중했으나, 물리적 충돌 없이 노조원들을 해산시켰다.
특히 이번 공권력 투입에서 물리적 충돌이 없었던 것은 노조원들이 거세게 저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후 4시가 되자 노조원의 4~5배수에 달하는 경찰들은 스크럼을 짜고 정문을 막던 조합원들을 한 명씩, 한 명씩 떼어냈고 경찰 버스로 옮겼으며 노조원들의 반항이라고는 스크럼을 짠 채 바닥에 누워있던 것이 고작이었다.
연행된 노조원들은 아산경찰서와 천안동남·서북경찰서, 예산경찰서 등으로 분산 이송돼 조사를 받았으며 단순가담자는 신원 확인을 거쳐 귀가 시켰으며 이들 중에는 노조원의 가족 일부가 업무집행 방해로 연행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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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유성기업 노조원의 가족도 ‘공무집행 방해’를 이유로 연행했다. |
한편 경찰은 지난 28일 오후 유성기업 노조 쟁의부장 A(37)씨에 대해 업무방해 및 폭력행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찰은 검거한 A씨에 대해 불법 농성 주도와 사측에 대한 폭력 혐의 등을 중점 추궁하고 있으며, 특히 도주했다 붙잡힌 점 등을 드러 검찰과 협의를 통해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반면 구속영장이 발부된 금속노조 유성지회 김성태 지회장 등 간부 2명에 대해서는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함께 영장을 청구했다 기각된 영동공장 노조 관계자 2명 등 총 4명에 대해서는 영장을 재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허 찬 아산경찰서장은 “신원 확인을 거부하거나 노조 집행부, 사수대, 결사대, 외부 지원세력 등 적극 가담자들은 엄중 사법처리할 방침”이라며 “지난 점거농성 사태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유동성은 있지만 영장이 기각된 노조간부나 불구속 입건자들 중 현재 추가로 영장이 신청될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유성기업과 관련한 집회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추가 입건자나 새로운 수사대상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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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개미 때 같이 몰려든 공권력에 노조원은 자신이 끌려갈 차례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
공권력 침탈 항의·유성기업 진입시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유성기업 파업과 관련해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와 유성기업 금속노조 관계자 600여 명은 지난 25일 아산경찰서 진입로에서 ‘유성기업 공권력 침탈, 폭력연행 경찰청 규탄’을 주제로 기자회견 및 집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 정원영 충남지역본부장은 규탄발언을 통해 “모두가 우려하던 유성기업에 대한 공권력의 침탈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유성기업지회는 공개된 바와 같이 5월13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사측의 책임성 없는 교섭을 인정하며 조정중지를 결정했다. 지회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고 조합원들에게 해설했으며 야간 조합원들은 정상적으로 출근을 했지만 유성기업측은 5월18일 직장패쇄를 공고하고 용역경비를 동원해 공장정문을 패쇄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월23일 국회에서 진행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기자회견에서 밝혀졌듯이 유성기업의 불법적이고 공격적인 직장폐쇄 뒤에는 현대차 자본이 존재한다”며 “직장폐쇄가 이뤄지기 얼마 전부터 유성기업에 상주했다는 현대자동차 총괄이사의 차에서 발견된 ‘쟁의행위 대응요령’ 문서에 따르면 유성기업의 원청인 현대자동차는 ‘유성기업에서의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은 현대자동차 노사합의 및 시행 3개월 후에 해야한다’고 지시하고 있다. 즉 현대자동차가 부품업에 노사관계를 직접적으로 주도하고 개입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7일 유성기업 공장 앞에서는 공권력 투입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됐다 훈방 또는 불구속으로 풀려난 유성지회 소속 조합원 150여 명이 노조 사무실에 출입해야 한다며 컨테이너로 가로막힌 공장에 진입을 시도했다.
또한 경찰의 저지로 공장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전국 19개 금속노조지부 3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공권력을 투입한 것을 항의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특히 유성기업 노조와 금속노조는 유성기업 앞에서의 집회를 이어가는 한편 상경투쟁을 진행하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영 유성기업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은 “회사가 도대체 우리에게 왜 이런 고통을 주는지 모르겠다”며 “도대체 밤에 잠을 자겠다는 게, 심야 노동을 없애겠다는 게 뭐가 잘못된 것인가. 잘못한 것 없는 우리 가족을 왜 끌어내는지 이해가 안된다”라고 말했다.
유성기업 어떤 회사이기에
자동차 엔진부품 전문기업인 유성기업은 피스톤링, 캠 샤프트 등을 생산해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40여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피스톤링 물량 중 70%에 달하는 부분을, 한국GM은 부평 군산공장의 피스톤링 50%를 유성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역시 SM5 2.0모델의 캠 샤프트의 100%를, 쌍용차도 전체 피스톤링의 20%를 유성기업에서 제공받고 있다.
유성기업이 거의 독점적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는 대표적인 엔진 부품은 피스톤링이다.
이 부품은 피스톤과 실린더 내벽 사이의 기밀을 유지하고 실린더 벽의 윤활유를 긁어내려 윤활유가 연소실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피스톤 바깥 둘레의 홈에 끼우는 링이다. 보통 피스톤 1개에 링 3개가 사용되는데 개당 1351원에 불과한 이 조그만 부품이 없으면 엔진 조립이 불가능하다.
현재 피스톤링을 만드는 곳은 유성기업과 대한이연 두 곳뿐. 하지만 유성기업의 점유율은 최대 70%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은 2299억원이었으며 특히 올 1/4분기 공장가동률이 80%를 웃돌며 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유성기업 유시영 사장은 “공장 가동을 위해 곧바로 기계점검에 나서 최대한 이른 시간내에 정상가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마음 같아서는 오늘 저녁이라도 당장 공장을 가동하고 싶지만 기계 점검을 마치는 대로 최대한 이른 시간내에 생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