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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는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앞두고 충남 연기를 찾아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
안희정 충남지사는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5월23일)를 앞두고 충남 연기를 찾아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안 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못다 이룬 ‘행정수도 이전’ 약속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와 구상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안 지사는 17일 오후 4시30분 충남지역언론연합, 세종미디어, 세종중앙신협 주최로 연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약 1시간 동안 ‘국가균형발전과 세종시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 임기 당시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며 “이것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음 대선에서 여야 대선후보들에게 세종시가 행정수도 원안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행정수도 원안 관철’을 공약으로 내걸 것을 공개적으로 제안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가 이같은 입장을 밝히자 600여 명의 연기군민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행정수도 이전은 국민의 명령…더 이상 문제제기 안 된다”
이 같은 결정 과정에서 헌재는 국회와 대통령의 소재지는 수도를 결정하는 결정적 요소로 판단했다.
안 지사는 그 이유에 대해 “정부 부처를 모두 세종시로 옮기라는 것은 최근 몇 년간 단군이래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합의한 국민의 명령”이라고 답했다. 그는 “2002년 대선을 포함, 두 번의 대선과 두 번의 총선, 두 번의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 뜻을 모으고 확인했다”며 “이제 그 누구도 세종시에 행정수도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통령과 국회가 서울에 있으면 불편하다. 세종시 건설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인 만큼 청와대 지역사무실과 국회, 대법원이라도 내려와서 일을 보게 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듭 “여야 모든 대선후보들에게 행정수도 원안으로 불편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지사는 또 작정한 듯 조중동을 직접 언급하며 “정치인보다 더 행정수도 이전에 안다리를 걸며 기득권 지키기에 올인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선>의 경우 지난 2002년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당장의 표만 노린 공약으로 평가 절하했고(2002. 12.10 사설), 수도권 집값폭락 재앙 등으로 부정적 시각(2002.12.10 기사)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은 행정수도 위헌 판결을 얻어내기 위해 행정수도 이전에 ‘천도’라는 단어를 사용했고(2004.6.18 칼럼), <동아>도 행정수도특별법 재검토를 요구하는 사설(2004.6.18)을 쓰는 등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중동, 정치인보다 더 행정수도 이전 반대”
안 지사는 특히 <중앙>에 대해서는 “최근 민간건설사들이 세종시 아파트 건설 사업을 포기한 것을 언급하면서 충청민들이 세종시 수정안을 받아들지 않은 것을 ‘충청 표심을 의식한 ‘표’퓰리즘이 이성과 합리주의를 눌렀다’는 식으로 보도했다”며 “이런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과학벨트 입지선정과 관련해서는 “과학벨트가 대한민국을 위한 앞선 산업으로 발전하기 바란다”면서도 “최종 입지산정과정에서 신의 없는 국정운영으로 지역갈등을 자초한 데 대해 야속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3조5000억 원이 드는 사업이 (지역별 나눠주기로) 5조2000억 원으로 늘어났다”며 “한 푼이 아쉬운데 돈을 아껴 써야지 싸운다고 지역별로 죄다 나눠준다면 과학자들이 연구에 전념하기보다는 정치의 눈치를 보게 돼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안 지사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세종시 건설은 대통령의 임무”라며 “세종시 건설을 위해 임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의 이날 강연에서 1971년부터 30여 년 간 지속돼온 역대 대통령들의 행정수도 이전 구상, 노무현 대통령의 신행정수도에 대한 이념, 신행정수도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로 변천과정, 행정수도를 반대한 정치 및 언론세력,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방안과 역할 등 순으로 입장과 속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