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장숙 작 ‘늙은 여자의 뒷모습’.
천안 태생의 사진작가가 상업화랑 공간을 벗어나 대중과 만남에 나선다. 특히 전시 작품들이 가정의 달 5월, ‘늙음’과 ‘여성’을 새로운 시각에서 되돌아 볼 수 있는 작품들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천안시 쌍용동에 위치한 북카페 ‘산새’에서는 5월 16일부터 5월 28일까지 2주동안 여성 사진작가 장숙(42)씨의 사진전이 열린다. ‘늙은 여자의 뒷모습’이라는 제목으로 개최되는 이번 사진전에는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작가가 5년 단위로 촬영한 여성 노인들 뒷모습 7점이 선 보인다.
오랜 시간 여성의 뒷모습만을 앵글에 담은 장숙의 작품들은 일찍이 프랑스 작가 미셸 투르니에가 간파한 ‘뒤쪽이 진실’이라는 말의 함의를 떠 올리게 한다.
해녀, 주부 등 저마다 다른 이력을 지녔으나 세월 앞에 탈색된 여성 노인들의 뒷모습을 흑백사진의 매혹적인 색조로 형상화한 그의 작품들은 젊은 여성 몸에 대한 숭앙 풍조가 지배적인 우리 사회에서 나이듦과 생과 사를 성찰케 한다.
이런 점들 때문에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10일까지 서울 공근혜 갤러리에서 열린 그의 동명 사진전(‘늙은 여자의 뒷모습’)은 사진 평단은 물론 언론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서울에 이어 천안에서도 전시회를 마련한 까닭은 두 가지. 본인 자신 천안에 살고 있는 ‘천안사람’으로 평소 사진전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지역 주민들과 사진을 매개로 소통의 시간을 갖고 싶은 것. 그래서 전시장도 기존 상업 갤러리가 아닌 문턱이 낮고 사람들 드나듦이 자유로운 북카페로 정했다. 운영수익을 공익적으로 사용하는 북카페 ‘산새’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졌으면 하는 바람도 ‘재능기부’로 이어져 전시회가 성사됐다.
장숙 작가는 “이제 작가들도 갤러리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함께 호흡해야 한다”며 “이번 전시회가 북카페라는 새로운 문화공간이 다양하게 쓰이는 하나의 사례가 되어 다른 작가들의 후속 전시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5월 27일 오전 10시 북카페 ‘산새’ 1층에서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열린다. ‘작가와의 만남’ 시간에는 장숙 작가가 직접 본인의 작품 세계를 이야기하고 참석자들과 자유로운 토론 시간을 갖는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북카페 ‘산새’는 착한 커피, 좋은 책, 친환경 먹을거리가 있는 문화공간이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