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스승의날 정부로부터 옥조근정훈장을 받은 천안동성중학교 이진국 교장(62).
“학교에서 맞는 마지막 스승의 날입니다. 내일 간단한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에요. 오는 8월이면 정년인데 그동안 진행해 온 사업들을 완전히 마무리 하지 못하고 가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해요. 은퇴 후에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조그만 봉사라도 꼭 시작할 예정입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성환에 있는 동성중학교 이진국 교장을 만난 것은 지난 12일이었다. 30회 스승의 날을 맞아 정부로부터 받게 된 옥조근정훈장의 전수식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배나무에 둘러싸인 동성중학교는 운동장에서는 뛰는 아이들의 건강한 목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비선호 동성중, 단기간에 인기학교로 탈바꿈
이진국 교장은 군 제대후 대학을 졸업하고 철도청에 입사했다가 30대 초반에서야 교직에 첫 발을 내딛은 이력의 소유자다. 1980년 천성중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은 이후 교감까지 지내며 26년여를 한 학교에서 근무했다. 그 후 2007년 3월부터 지금의 동성중학교에서 초빙 교장으로 이력을 이어오고 있다.
동성중학교로 부임한 이후에는 학교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데 젊은 시절 보다 더욱 많은 정력을 쏟았다.
이진국 교장의 목표의식과 일선 교사들의 열정은 ▶주중 야간공부방인 해피夜 ▶주중·주말특기적성 교육캠프인 多드림 ▶입학전 학생들의 적응을 위한 윈터캠프 등 새로운 프로그램 들을 만들어냈고 각 프로그램들은 뚜렷한 성과들을 내기 시작했다. 학력수준도 짧은 기간에 시내 중학교들 못지 않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2009년부터 충남학력 NEW 프로젝트의 하나로 다양한 창의·인성 캠프 활동을 벌여온 동성중은 지난해 교과부 주관 ‘대한민국 좋은 학교 박람회’ 초청을 비롯해 각종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지역의 평판도 비선호 학교에서 생활지도 잘하고 공부 잘하는 인기학교로 탈바꿈됐다.
동성중은 올해부터 ‘사교육 절감학교’로 3년 동안 8000만원씩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런 일련의 사례들은 지난달 KBS 1TV 행복한 교실의 ‘공교육희망 찾기 최고의 학교를 찾아서’ 편에 우수사례로 방영되기도 했다.
이진국 교장은 이런 변화와 발전이 교사들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낸 것이라고 말한다.
“늘 서로 사랑하는 사제가 되어주길…”
이진국 교장 역시 가장 안타까운 것은, 갈수록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옅어지고 교권이 붕괴되고 있다는 점이다.
“옛날에는 ‘선생님 그림자도 안 밟는다’는 말이 있었죠. 지금은 정말 옛말이 됐지만요.(웃음) 저도 가끔 아이들이 귀여워 장난도 치고 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한테 친근감이 있어서인지 어려워 한다거나 무서워하는 것은 정말 없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조금은 걱정될때도 있어요”하고 말한다.
옛날에는 그래도 스승의 날 이라면 종종 찾아오는 제자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아주 가끔 있을까 말까한 수준이라고. 스스로가 변한 것 만큼이나 제자들도 많이 변했다고 자조하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요즘은 스승의 날이 혹시나 남들의 오해를 살까 더욱 조심스러운 날이에요. 일선교사가 20만명이 넘는데 문제가 없을 수는 없겠죠. 그렇다고 일부사례를 전체 교사들에 대한,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몰아가고 이런 생각들이 고착화 되고 확산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에요. 선생님들이 좀 더 어깨를 펼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그에게 후배교사들과 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겨달라고 부탁했다.
“교사들은 아이들 앞에 행동이나 말투부터 늘 본을 보여야죠. 그래야만 존경도 받을 수 있고 늘 기억될 수 있는 선생님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학생들은 늘 노력하고 연구하는 것은 물론, 선생님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행동으로 옮길 줄 알아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또 늘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