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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위해 조그만 일이라도 할 수 있다면…

희망2011 전은영(45·천안 성환읍) 림프암 투병중인 고1아들, 건강밖에 바랄 게 없어

등록일 2011년05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전은영(45·천안 성환읍) “30분에서 1시간이면 끝난다는 수술이었는데 2시간이 지나도 안 나오는 거에요. 정말 가슴이 조마조마 했었죠. 수술이 끝나고 의사선생님이 저를 부르는데 몸이 움직여지지가 않았어요. 다리가 굳어버려서요. 지금 이렇게나마 얼굴을 보고 있는 것만도 너무나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인걸요.”

어머니 전은영씨는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가슴이 떨린다.
귀하게 키운 큰 아들,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해 한창 활기차 있어야 할 아들이 낯선 병원에서 암이라는 상상도 못하던 큰 병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몸속에서 나온 주먹만한 암세포

동우는 친구도 많고 활기찬 아이였다.
하지만 올해 3월초부터 조금씩 몸이 불편한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틀 정도를 아프다 괜찮다 하더니 10일 경부터는 통증이 지속됐다. 몇 번 병원을 찾아가 간단한 진료를 받던 동우는 결국 나흘동안 아무것도 못 먹고 물조차 토해내는 상황이 됐다.
인근 병원에서 처음 들은 진단은 창자가 꼬였다는 것. 의사는 창자가 꼬이는 현상은 보통 3~4세 아이들이 많은데 좀 특이한 경우라고 했다.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찾아간 대학병원에서는 장을 풀어내는 수술을 진행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동우의 몸속에서는 주먹만한 암세포가 발견됐다. 확정된 병명은 ‘림프암’이었다. 병원에서는 골수검사를 비롯해 각종 검사를 다 했는데 다행히 타 기관에 전이는 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그동안 가족 중에는 딱히 암 환자가 없던 터였다. 어머니 은영씨는 한 이틀동안 무엇을 먹었는지, 잠은 어떻게 잤는지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고 한다.

간호를 하면서 겨우 정신을 차리던 어머니는 이제야 아들이 내 앞에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건강해 지면 컴퓨터 사주고 싶어

지난 3월15일 수술을 받은 동우는 3월31일에야 퇴원했다. 이후 다시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았고 4월26일 또 다시 입원해 말일 퇴원할 예정이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 항암치료는 이번으로 끝날 예정이지만 지속적인 통원 및 관리가 필요하고 1~2년은 주의를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처음 암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어떻게든 아들을 구해내야 한다는 마음이었지만 어머니는 이제 치료비가 걱정이다.

아버지는 일용직 노동자로 수입은 적고 그나마도 부정기적이다. 어머니는 자동차 부품 공장을 다녔었지만 지금은 몸도 안 좋은데다 동우의 간호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 어머니 전씨는 몇해 전 자궁근종제거 수술을 받아 몸이 편치 않은데다 간장에서 혹이 발견돼 피곤함과 어지럼증으로 고생 중이다.
보건소에서 치료비를 지원해 주고 충남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도 관심과 지원을 해 주고 있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없는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투병생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안 아프고 병원에 올 일만 없으면 좋겠어요. 더 바라는 거요? 글쎄요…, 투병하느라 제대로 못 먹는 아들을 위해 아들이 좋아하는 걸로 맛있는 밥상 한 상 차려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들이 정보고를 다니는데 형편이 어려워 제가 컴퓨터를 사주지 못해 늘 미안했어요. 어떻게서든 아들을 위해 컴퓨터 한 대만 선물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밝고 활기찼던 건강한 아들을 다시 품에 안아보는 것. 하고 싶은 일을 즐기는 아들을 보는 것. 지금의 어머니가 바라는 유일한 일이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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