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시민편의와 미래 도시교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경전철 사업에 대해 진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천안아산경실련은 지난 26일 두정도서관에서 '천안 경전철 현황과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천안아산경실련은 최근 수원, 용인, 고양 등 여러 타 지자체가 추진 중인 경전철 사업이 유보되거나,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어 이번 토론회를 통해 천안경전철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합당한가 다시한번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 참석한 발제자와 패널들은 수요예측의 적정성, 재원조달 방안, 수익성 악화시 대처방안 등에 대한 찬반 의견을 제시하며 열띤 공방을 벌였다.
정확한 교통량 수요예측 필요
수원경실련 박완기 사무처장은 막대한 운영수익보조는 경전철 계획시 부풀려진 교통량 예측의 결과라고 밝혔다. 박 사무처장은 사업계획 때 예측과 개통시 일일 수요량은 용인의 경우 14만6180명에서 3만2000명으로 부산-김해는 17만6358명에서 5만명으로 의정부는 7만949명에서 4만5000명으로 줄어들었다며 교통량 수요예측이 장밋빛 전망에 기초해 부풀려진 사례하고 밝혔다.
또한 최초 사업계획시와 최종적인 사업비는 용인이 6970억원에서 1조127억원으로 45% 증가했고 부산-김해가 7742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54% 증가, 의정부가 4750억원에서 5841억원으로 최소 23%가 증가, 천안경전철 사업비가 증가한다면 그 부담은 추가적인 예산투입이나 비싼 통행료로 시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성환 천안YMCA 사무총장은 인구 100만 명이 넘는 광주시와 대전시의 지하철 1호선 건립 당시 1일 이용객 예상은 각각 3만3000명과 3만5000명이었다며 이 곳보다 인구가 적은 천안경전철은 1일 이용객을 6만1000명으로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제비즈니스파크사업 불투명, 아산신도시2단계 사업이 축소된 상황에서 1일 1만명 안팎이 이용할 것으로 판단, 정확한 수요예측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전 사무국장은 천안경전철 노선문제도 언급했다. 대중교통 실제이용 가장 많은 쌍용동이나 구도심권으로 해야 하지만 현 노선계획은 불당동, 백석동 등 엉뚱한 곳으로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비용이 더 소요되는 고가형 경전철 대안으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노선을 순환형으로 도입, 노면형 전철을 설치해 환승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전 사무총장은 인구가 줄어들면 비용편익도 줄어드는데 천안경전철의 경우 KDI 비용편익분석이 1.01이라면 추진하지 않는게 맞고 고가형은 폐기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영수 천안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도 경전철 추진 여부를 논하기 이전에 이용객의 정확한 수요예측과 분담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아산신도시 2단계사업이 축소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수요예측을 다시 해야 하고 민간개발 지역인 백석동 노선도 언제 개발될 것인지 수요예측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특히 업성동 비즈니스파크는 사업 추진이 어려운 기로에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전제들을 고려한 후 경전철 사업을 타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객관적 기관에 의뢰해 수요 예측에 대한 예상과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며 제3의 기관에 수요예측 재조사 의뢰를 제안했다.
김진만 경전철 팀장은 최근 5년간 도로 증가율을 1로 기준할 때 인구 증가율은 2.7배, 자동차는 5.8배로 도심 교통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국제비즈니스파크, 아산신도시, 백석지구, 청수지구 등이 완료되는 향후 10여년 뒤 포화상태로 예측되며 환경과 교통, 에너지 문제 심화로 자동차 중심 교통정책에서 에너지절약형 교통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고, 21세기 신개념 대중교통시스템인 경전철 건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전철은 신·구도심을 연결해 주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교통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수요예측이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진만 팀장은 KDI 적격성 조사에서 1일 수용인원 6만1000명이 맞는지 여부는 자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타 자치단체의 사례에서 보듯 예상수요가 현실적으로 반 토막 나거나 30% 수준이었다며 향후 정확한 수요 예측을 위해 재검증 용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순탄치 않은 분담금 확보
수원경실련 박완기 사무처장은 전체사업비 20% 856억원에 달하는 분담금이 확보되어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사무처장은 아산신도시 실시계획서 확보된 7884억원 중 경전철과 관련된 분담금은 없다고 지적하고 최근 LH공사가 아산신도시 개발을 포기, 분담금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개발분담금이 100만명 이상 신도시를 조성할 때 신도시 광역교통대책으로 실시계획시 사업별 금액을 정해 확정되는 것으로 실시계획에 구체적 사업명으로 확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분담금을 확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천안시가 다른 지역에서 경전철의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최소운영수입보장(MRG)가 없고 민간이 운영을 책임지는 것을 사업추진의 결정적 이유로 밝히고 있지만 천안경전철이 애초 수요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그 비용은 일차적으로 높은 운임으로 시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며 사업자에게 매수청구권이 주어지고 있다는 점도 큰 변수라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545억원으로 예정된 지방비 중 천안시와 충남도 분담비율을 명확히 밝혀야 하는 점도 덧붙였다.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 천안경전철 긍정
양훈철 교통문화운동본부 교통기획센터장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중교통 전환시점에서 천안경전철은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양 센터장은 현재 버스 중심 대중교통이 이루어지면서, 버스는 수익노선을 찾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여러 노선을 경유, 시민들의 불만이 있다며 천안경전철이 도시규모와 시기적으로 아산과 합쳐 100만 도시를 생각한다면 미래교통체계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양 센터장은 시민들 복지를 위해 새로운 교통시스템을 적용하는데 타당성을 검증하지 않고 추진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이유로 사업성을 희석하고, 현실적 문제만 강조해 미래지향적 정책을 가지 못하게 하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양 센터장은 천안시 미래와 도시경쟁력 확보로 보면 경전철 시스템 도입은 필요하고, 시기적절하다며 천안경전철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수도권 전철과 KTX환승이 가능한 시스템 선정, 시민들이 이용하기 쉬운 순환망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비즈니스파크, 역세권 개발, 백석동 개발을 촉진시켜야 하는 시기에 있으며 신 교통체계인 경전철이 이곳의 펌프 역할을 하면 재원확보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담금 확보와 관련 김진만 경전철 팀장은 도시철도기본계획에 고시됐고 실시계획변경시 협의해서 분담금을 포함할 계획으로 LH와 헤르메카와 협의해 차질 없이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도비는 충남에서 경전철을 추진하는 곳이 향후 10년간 천안이 유일, 다른 도와 차이가 있다며 도시철도기본계획을 충남도와 협의한바 있고 총사업비가 확정되면 추후 협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국제비즈니스파크 비상대책위원회 양경용 위원장은 비즈니스파크 토지보상금을 줄여, 천안경전철 분담금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 위원장은 헤르메카에서 토지 소유자에게 일괄 보상가격 제시했는데 시행자 측에서 선매한 토지 가격에 50~70%에 달하는 차이를 두고 고시했다며 주민들이 공신력 있는 감정을 요구하며 시와 헤르메카에 질의했지만 응답은 없었고, 협의조차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이는 분담금 때문에 저가 매입을 하고, 고가 매도를 해서 이익을 갖고, 분담금을 산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비즈니스파크가 조성되면 경전철이 필요하지만 재원조달에 있어 서민들에 피해를 주고 보상금을 감해서 분담금을 준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며 천안시와 헤르메카로부터 분담금 환수할 수 있는 방법은 공신력 있는 감정평가사로 감정과 그에 따른 보상이라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이어 질의응답 순서에서 한 시민은 경전철 수요예측시 경전철에 인접해 있고, 실제 이용하는 인구는 30만도 채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수도권규제완화 정책으로 인구유입이 계속될지는 불투명, 이러한 상황에서 경전철은 시기장소이며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