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9일 이른 아침.
‘제50회 아산성웅이순신 축제’를 준비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한 쪽에서는 관람객을 위한 햇빛가리개용 모자를 접고 있는가 하면 한 쪽에서는 오후에 예고된 비 소식에 우비를 정리하는 손길이 바쁘다.
다른 한편에서는 주무대 앞에 배치된 수많은 의자를 일일이 닦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보였는데 그 중 한사람의 낯이 익어서 카메라로 줌인 해보았다.
축제 첫날인 4월28일 열린 ‘아산시민 스타킹열전’에서 황진이 노래를 부르며 어우동 춤을 선보여 대상을 거머쥔 온양5동 팀의 일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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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숙(여·53·온양5동 새마을부녀회 회장) |
“기자 양반 눈도 좋으시네. 맞아요. 어제 장기자랑에서 대상을 받았어요.”
온양5동 새마을부녀회 소금숙 회장의 말이다.
소 회장은 축제가 있기 전 새마을부녀회 회원의 권유로 ‘아산시민 스타킹열전’에 참가할 ‘황진이’ 팀을 구성했으며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팀원들과 노래·춤 연습을 했다고 한다.
“황진이 노래만 하면 너무 밋밋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집에 있는 묵은 한복을 꺼내 입고 식탁보를 머리에 쓰면 그럴듯한 황진이가 되겠더라구요. 처음에는 회원들과 함께 ‘이순신 축제’를 즐길 생각에 신났고, 대회를 하면서는 ‘인기상’이라도 받았으면 하는 설레임이 좋았어요. 그런데 막상 대상을 받고나니까 너무너무 좋은거 있죠.”
한편 그녀는 부상으로 받은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불우이웃을 돕는데 쓸 것 이라고 전했다. 상품권 전액으로 쌀을 구매해 오는 5월3일에 불우이웃돕기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이순신 축제’를 즐길 생각이에요. 하루는 황진이가 되어서 장기자랑에서 대상도 받고, 그 복장 그대로 거리퍼레이드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즐겼어요. 그리고 오늘 하루는 자원봉사자가 되어서 의자도 닦고 미아보호, 급수봉사, 행사안내 등 숨은 일꾼으로서 축제를 즐기려고 해요.”
그녀는 인터뷰를 마치고 몇 개의 걸레를 손에 쥔 채 서둘러 의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여전히 그곳에서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바삐 손을 움직이며 의자를 닦고 있었다.
‘제50회 아산성웅이순신 축제’. 노란조끼를 입고 자신의 땀과 노력을 희생하면서 축제를 즐기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더욱 빛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