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연 교사.
“글쎄요, 장애학생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사는 일반 교사들과 다른 점들이 좀 많긴 하죠. 우선 엄청난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까요?(웃음). 우선 가르치는 아이들이 가장 다르죠. 요즘 일반 선생님들은 얼마나 힘들어요. 학교폭력에, 반항도 심하고….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순수해요. 과잉행동 등으로 인한 위기순간은 있을 수 있지만, 모르고 하는 거니까 다 이해할 수 있죠. 그런 아이들과의 생활에서 작은 희망을 찾으려고 노력하다보니 지금껏 교직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충남도교육청은 지난 20일, 그동안 장애학생 교육을 위해 헌신해온 공로를 인정해 장관표창 7명, 교육감 표창 48명 등 총 55명의 교원, 전문직, 일반직 공무원을 표창했다.
황수연 선생은 여기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았다.
천안인애학교(교장 하상근)에서 작년부터 재봉파트를 맡아 가르친 황 선생은 지난 6월에 제자 2명과 함께 ‘중부권 장애인기능경진대회’에 출전해 금상을 받았다. 또 작년 가을에 열린 ‘충남장애학생기능경진대회’에서도 은상과 동상을 받았다.
재봉틀을 이용해 잠옷, 앞치마, 쿠션 등의 홈패션을 만드는 이 수업은 처음에는 힘들고 조심스런 일이다. 하지만 손에 익다보면 특히 자폐를 가진 학생들의 경우에는 너무나 꼼꼼하게 일을 잘 해내기도 한다.
황 선생은 이미 지난 2007년에도 당시에는 종이공예를 통해 장관상을 받은 바 있다. ‘㎝’도 모르던 학생과 함께 부단한 연습을 통해 커다란 종이를 재단해 가방을 만드는 작업을 익숙하게 하면서 전국대회에서 금상이라는 성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천안 성거읍에 위치한 천안인애학교는 93년 개교한 공립 정신지체 특수학교로 현재 초·중·고·전공과까지 220여 명의 장애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고등부 학생들은 지금도 하루에 2시간씩 황수연 선생의 재봉수업을 들으며 기술을 익힌다.
“아쉬운 마음이 들 때도 있어요. 그동안 졸업 후 찾아온 제자가 하나도 없으니까요. 특수교사만의 특수성이랄까요(웃음). 어떨 때는 그동안 내가 뭘 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하지만 글씨도 몰랐던 아이가 제 이름을 쓰고, 어떻게 해줘야 할지 감조차 안 잡히던 아이가 적응해 나가는 걸 보면서 감동을 받고 보람을 느끼곤 해요.”
어느덧 교직경력이 19년째라는 그녀.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했다.
“가장 안타까운 건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아이들을 취업시킬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거에요. 비장애인들이 지루해서 못하는 일들도 우리 아이들은 질리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어요. 많은 분들이 장애인 취업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스승의 바람은 오직 제자들을 위한 것 뿐이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