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나오는 질감과 자연이 가져다주는 색을 잘 아는 작가. 그의 작품에는 잘난 체 하지 않는 천진함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잘 어우러진 투박한 그릇을 만들어 내는 그의 모습에서, 쉼 없이 빚어낸 작품들을 가마로 소중히 옮기는 그의 모습에서 참 흙을 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도예가 채수용(윤도예연구소 010-3210-9934). 대학을 졸업하기 전 전국공예디자인 공모에서 수차례 입상하는 등 예술적 재능을 보인 그는 대학원에서 평생의 스승 정담순 선생을 만난다.
제자 중 유일하게 2년간 정담순 선생 집에서 물레와 흙을 배운 그는 흙과의 대화가 일상의 전부였다.
“원래 스승님이 말씀이 없으세요. 대화는 거의 없었지만 스승님과 함께 물레를 했던 그 시절이 저에게는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2년이 거의 채워질 즈음 어느 날 정담순 선생이 그에게 한 가장 큰 칭찬의 말이 ‘그 정도면 됐다’였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에 공방을 연 그는 물레 성형과 새의 머리를 결합시킨 도예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된다. 이후 목포과학대, 상지대, 군산대, 청주대 등 수많은 대학을 다니며 외래교수로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전시회를 열었고 공모전 수상경력이 30여 차례에 이른다.
도예가 채수용을 이야기 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도예벽화다.
10년 전 청주내수성당 내부를 도벽으로 장식했는데 1년간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도벽을 완성하기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았다.
내수성당 내부의 도벽은 분청사기도자를 조각으로 만들어 벽에 붙이는 모자이크 방식의 도벽이다.
처음 교인들은 돈을 들여 성당 내부에 도자벽화를 하는 것에 대해 탐탁해 하지 않았다. 그러다 그가 열정을 쏟는 모습을 보고 도자를 붙이는 작업에 하나 둘 합류, 나중에는 모든 교인들이 동참하게 된다. 교인들 손에 만들어진 내수성당 도벽이기에 예술적 가치를 넘어 교인들에게 사랑받는 성당으로 외부에는 한번쯤 가고 싶은 성당으로 남아 있다.
흙을 닮은 도예가 채수용. 김광중, 김구, 김상기 작가 등과 4월19일부터 5월29일까지 종로 목금토갤러리 ‘도자의 美 시선이 머물다’ 전시회를 열고 있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