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차림식당 우현미 사무국장.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은 반찬이 없어도 그 온정만으로 배부르고 행복하잖아요. 기운차림식당은 그처럼 기운이 필요한 분들께 힘내서 열심히 사시라고 시작하게 됐답니다. 이용하시는 분들이 우리 식당 이름처럼 모두 기운내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천안 남산 중앙시장의 한 골목.
번화한 중앙통로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이곳은 예전에는 조금 우중충하고 그늘진 분위기 였다. 하지만 작년 10월부터 이곳의 분위기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조그맣지만 깔끔한 식당하나가 들어서면서 부터다. 그 식당의 이름은 바로 ‘기운차림’이다.
기자가 이 식당을 찾은 날은 오전 11시경, 밖에는 보슬비가 내리는 중인데도 몇몇 손님들이 벌써 식당 앞에서 줄을 서 있었다.
“저희는 한끼 식사를 1000원씩에 팔고 있어요. 1000원을 받는 이유는 무료급식이 아니니 오셔서 떳떳하게 드시라는 의미입니다. 드시고 싶은 만큼 드실 수 있는 ‘무한리필’이니 부담없이 드시고 가세요.”
손님들이 들이닥칠 시간이 가까워 지면서 우현미 사무국장은 더욱 활기에 넘친다.
기운차림식당은 이웃상가들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점심시간, 딱 100그릇만 판매한다.
이렇다 보니 지갑이 얇은 어르신들은 물론 인근의 노점을 하는 상인, 시장을 이용하는 중·장년 손님 등이 입소문을 듣고 몰리기 시작했다고.
“가격은 1000원이지만 품질까지 1000원은 아니에요. 쌀이 좋아야 밥맛이 좋잖아요. 반찬들도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고 있답니다. 지금껏 리더스로타리클럽, 호서대최고경영자과정 총동문회, 단국대 학생회, 백석동 양돈농협 등이 후원을 해 주셔서 운영이 가능했어요. 주변 상가분들도 반찬도 보내주시고 창고도 빌려 주시고 힘을 보태주고 계세요. 얼마 전에는 한 독지가는 돼지고기 30㎏을 보내주셔서 오랜만에 고기반찬을 드릴 수 있었죠.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식당에 대한 평가는 굳이 우 사무국장이 말하지 않아도, 손님들이 쏟아낸다.
“아~, 5000원짜리 밥보다 낫다니까!” “이런 식당이 중앙시장에 있다니, 정말 좋은 일 하시네요” “기분 좋게 일하는 모습에 먹는 사람까지 즐겁네요.”
현재 사무국장을 비롯해 모든 이들은 무급 자원봉사자다. 이들이 보여주는 진심은 그늘진 중앙시장의 한 골목이 따뜻한 한줄기 빛을 머금게 하고 있다.
후원 및 봉사문의: 기운차림(☎041-564-8988)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