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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마무리, 축산농가 시름 여전

물량확보 하늘에 별 따기, 까다로운 재입식 조건

등록일 2011년04월1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AI로 조류 12만9826수, 구제역으로 우제류 23만8681두가 살처분 됐으며 86개소에 달하는 매몰지가 형성됐다.

천안지역 축산농가를 초토화시킨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이 사실상 종식상태에 들어갔다.
현재 35개까지 설치됐던 방역초소는 한우농가 2월18일, 돼지농가 3월15일에 이동제한이 풀리면서 1개소가 운영 중에 있으며 남은 1개소도 조만간 철수될 예정이다. 다만 4월8일 기준으로 부분 살처분된 27개 농가만이 이동제한이 풀리지 않았다. 이들 27개 농가는 구제역 발생일로부터 2주 후 임상검사를 실시해 이상이 없으면 해제된다.
AI와 구제역이 마무리되는 상황이지만, 86개소에 달하는 매몰지관리, 피해축산농가 보상, 축산농가 재입식, 등 산적한 문제가 남아있다.

서브: 돼지 전체 64% 살처분

AI가 최초 발생한 농가는 지난해 12월31일 풍세면 풍서리 종오리농장이다. 마지막으로 AI가 발생한 지역은 북면 운용리 종오리농장으로 지난 3월2일 고병원성 AI 발생 후 현재까지 재발하지 않고 있다.
천안지역에서 AI는 모두 10개 농가에서 발생, 모두 12만9826수가 살처분됐다.
구제역 최초 발생은 올해 1월2일 수신면 속창리 젖소농가다. 마지막으로 지난 2월24일 동면 덕성리 흑돼지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천안은 모두 84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돼지, 젖소, 한우 등 우제류 23만8681두가 살처분 됐으며 특히 소에 비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쉽게 전염되는 돼지는 천안지역 사육두수 중 64%에 달하는 10만8855두가 살처분돼,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천안시는 매몰비용, 소독약품, 초소운영 등으로 30여억원을 소비했으며 살처분에 따른 보상금은 5차에 걸쳐 93개 농가에 162억9600만원을 지급했다. 또한 74개 농가 돼지 1만320두를 수매했다.

철저한 매몰지 관리 필요

천안지역 86개소에 달하는 가축매몰지에 대한 하천, 지하수 등 2차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천안아산환경연합은 매몰지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환경연은 지난 3월4일부터 10일까지 광덕면, 병천면, 동면, 수신면, 목천면 일원 구제역 매몰지 48곳에 대한 1차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환경련은 ‘환경부 매몰지 환경관리 지침’에 따른 규정위반여부와 ‘환경연합 구제역·AI 환경재앙 현장 조사표’에 의한 육안조사 방식으로 ▷집단가옥, 수자원·하천, 도로변 이격거리 ▷가스배출관 ▷농장내 국·공유지 등 매몰장소 ▷배수로 유무 ▷빗물방지용 둔덕 유무 ▷구제역표지판 유무, 침출수 확인 관측정 유무 ▷매몰지 경사도 등을 종합 분석했다.
환경련은 매몰지 현장조사 결과 ‘n’자형 가스배출관 및 매몰지 하단부 저류조와 침출수 유출을 확인하는 주변 관측정은 단 한곳도 설치되지 않아 침출수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밝혔다.
또한 수질오염 우려가 있는 하천과 인접한 매몰지도 아주 가깝게는 1m에서 5~6m 이내 인 곳도 여러 곳이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빗물방지용 둔덕도 57%가 미설치됐으며 매몰지 상부 비닐덮개도 50%가 없어 추가적인 매몰지 보강공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병천면의 한 현장은 산 비탈면에 매몰처리되어 우기 등으로 인한 경사면침식에 따른 붕괴위험이 높아 제2의 환경오염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매몰지 10여 곳은 논에 매몰 처분되어 2014년 해당 농지를 재이용 하도록 되어 있는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은 병원성 미생물에 의한 2차 환경오염을 감안할 때 발굴금지 가간인 3년은 턱없이 짧다는 견해를 밝혔다.
천안시는 환경련 조사결과에 따라 경사지 보완공사를 실시했으며 정비공사 5곳, 옹벽 3개설치, 1곳에 둑에다 철판을 심는 그라우팅 공사를 실시했다.
천안시관계자는 “우기시 비닐을 덮고 비가 오지 않을 때는 비닐을 치우는 지침은 매몰지가 보통 폭 3m, 길이 20m~30m되는 86개소를 관리해야 현실에서 불가능 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매몰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다보니 하천, 집단주거지역 등의 이격거리를 두고 구제역 발생 지역 인근에 매몰지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침출수에 따른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축산농가 재입식 이중고

구제역이 마무리되면서 재입식을 준비하는 축산농가는 최근 시름이 더 깊어졌다.
전국적인 대량 살처분에 따른 물량부족으로 재입식에 필요한 가축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 또한 재입식 과정에서 까다로운 재입식 검사기준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전충남양돈농협에 따르면 구제역 이전 나이 5~6개월, 몸무게 90~110㎏ 정도인 후보돈 가격이 40만~50만원하던 것이 현재 70만~80만원을 호가해 돼지 확보에 고충을 겪고 있다. 축산농가들은 재입식에 필요한 돼지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수소문하고 있지만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부분살처분 농장과 달리 전체살처분 농장의 경우 재입식 검사기준이 돈분과 돈요를 모두 치워야 한다. 수백톤이나 되는 분뇨를 치우는데 수천만원이 소요되는 등 재입식 조건이 까다로워 축산농가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전충남양돈농협 관계자는 “실제 몇몇 전체살처분 농장이 재입식을 위한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고 밝혔다.
병천면의 한 축산농가 관계자는 “살처분에 따른 50%선지급금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받았지만 대부분 밀린 사료값으로 쓰였다”며 “언제 보상금을 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재입식검사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천안시축산발전회는 오는 4월14일 천안시농업기술센터에서 ‘구제역 발생에 따른 축산환경개선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농가대표, 축산관련단체, 공무원 등 30여명이 참석해 구제역 재발방지, 축산환경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공훈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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