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찬성, 8000원 추가로 ‘친환경’ 무상급식
‘무상급식 전과 다르지 않은 차별’ 비판도
올해부터 천안지역 초등학교에 전면무상급식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두정동에 위치한 천안신대초등학교(교장 윤석구)가 ‘친환경’ 무상급식을 추진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천안신대초 급식소위원회는 무상급식조례 제정을 앞둔 2010년 말, 급식납품업체 방문조사와 급식 검수를 하면서 좋은 식재료를 자녀들에게 공급할 필요성을 느끼고, 학부모 설문을 통해서 친환경 급식을 위한 수혜자부담 의사를 조사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92%’ 찬성. 이에 운영위원회는 2011년 ‘친환경’ 급식을 결정했다.
저소득층과 함께하는 친환경 나눔급식
초등학교 전면무상급식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두정동에 위치한 천안신대초등학교가 ‘친환경’ 무상급식을 추진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천안신대초 학교운영위원회 김난주 부위원장은 “충남교육청의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지원이 결정됐고, 친환경무상급식이 조만간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었기에, 친환경 식재료 구입비는 당분간 자비로 부담하겠다고 학부모들이 결의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비부담분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저소득층을 위해 친환경 나눔 급식을 추구해, 혹여 발생할 수 있을 문제점에도 최대한 예방책을 마련했다고. 급식소위원회는 이를 위해 여론조사 당시, 학부모들이 한끼당 40원 정도 기부금을 낼 의향이 있는지도 설문에 포함해서 조사하고 동의를 얻었다.
결국 그간 20일 기준 월 3만원4000원 정도의 급식비를 내왔던 천안신대초 학부모들은, 약 10%의 저소득 가정 자녀를 위한 월 800원의 기부금을 포함, 8000원씩 부담하는 ‘친환경나눔급식’을 결의했다.
김난주 부위원장은 “학교발전기금 회계 역사상, 가장 많은 학부모가 십시일반 하는 목적기부금 사례”라며 “기꺼이 나누겠다고 결의했기에, 약간의 부담만으로도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장류와 떡류까지 친환경 식재료를 공급해 건강권을 추구할 수 있게 됐고, 교사들은 체험적인 환경교육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평등한 무상급식 시대에 또 다른 차별?
하지만 천안신대초의 친환경 무상급식 도입과 관련 일부 언론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전해 눈길을 끌었다.
한 일간지는 신대초의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 소식과 함께 “신대초의 급식형태는 무상급식 전면시행 이전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한 교육계 관계자의 발언을 실었다. 또, “한 달 8000원(끼니 당 400원)을 못내 급식을 지원받는 아이는 과거 보다 더 큰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한 학부모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에 평등교육실현을위한천안학부모회(천안평학)는 지난 28일, ‘천안 신대초 친환경 나눔급식 추진을 지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천안평학은 ‘신대초 학부모들의 노력을 지역·학교간 차별 초래나 집단이기주의로 폄훼하기 전에, 천안시의 노력 부족이 학부모들에게 주는 상대적 박탈감에 대해 천안시의회는 깊이 고민하기를 원한다. 충남도교육청도 무상급식 실시가 의무교육의 최선인양 여길 것이 아니라, 아무거나 먹이는 게 과연 교육적인 태도인지 제고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대초 논란은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한 고민이 부족했던 공직자들을 대신해 학부모가 나선 것이므로 지자체와 충남도교육청은 조속히 친환경무상급식을 실현하라”고 주장했다.
전국 22개 지자체는 ‘친환경’ 무상급식 중
한편, 현재 전국적으로 친환경무상급식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는 22개다. 충남에서는 청양군을 포함해서 8개 지자체가 우수식재료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천안신대초의 이번 ‘친환경’ 무상급식이 과연 선도적 모범사례가 될 것인지, 완성되지 않은 ‘식판혁명’의 불가피한 산통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명한 것은 무상급식 전면실시 이전에도 친환경 무상급식은 모든 교육주체들이 공감해 온 정책목표일뿐더러 향후 이런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