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노인종합복지관 신규철 과장.
“처음 시작할때는 걱정도 많았어요. 아무래도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간직하신 어르신들이 많다보니 괜한 갈등의 소지를 만드는 건 아닌가 하는 거였죠. 하지만 어르신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주시고 어느 모금활동보다 빨리 많은 금액이 모여졌어요. 일본들의 시민의식이 높다지만 우리 어르신들의 넓은 아량과 사랑도 그에 못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답니다.”
지난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로 가늠할 수 없는 커다란 피해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중앙에서는 일본과 관련한 한류스타와 스포츠맨을 비롯해 각계에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천안에서는 눈에 띄는 모금활동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먼저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천안시노인종합복지관(관장 김영운) 어르신들의 행보는 지역민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사실 이번 모금은 어르신들의 급작스런 제안으로 계획서도 없이 관장님의 구두 재가를 받아 추진했어요. 모금이 시작된 16일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어르신들의 생신잔치와 교양강좌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이날 복지관에서는 모든 어르신들께 식사와 떡을 제공해 드리는 데 1000여 명 정도가 모이세요. 이날만 99만1000원이 모였답니다.”
이렇게 특별한 사안을 갖고 모금하는 일은 예전에는 거의 없던 일이었다.
천안시노인종합복지관은 1년에 1번, 어르신들의 주도로 연말에 불우이웃돕기 모금을 통해 절반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절반은 독거어르신들의 후원에 활용한다. 이렇게 하는 모금조차도 하루에 90만원을 넘게 모으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오실 때마다 매일 1000원씩 내시는 분들도 있고 2번씩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목표는 200만원 정도인데 잘하면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목표달성보다는 어르신들의 참여가 주된 목적이기에 이번 모금은 매우 성공적입니다. 봉사하는 습관이 몸에 배이신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인상적이에요. 복지관이 그동안 쌓아온 자산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 인 것 같아 너무 행복한 경험입니다.”
신규철 과장은 커다란 사랑을 실천하는 어르신들이 자랑스럽기만 한 눈치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