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이 확정된 前 성환고 김동근 교사.
해임→정직3개월 감경, 오는 16일 전후 천안지역 발령 예정
지난해 11월 정당에 후원금을 냈다는 이유로 충남교육청으로부터 ‘해임’됐던 김동근 교사(전 성환고 교사)의 복직이 확정됐다.
김동근 교사는 지난해 11월22일 민주노당당에 후원금을 냈다는 이유로 충남교육청으로부터 해임통보를 받았고 1월27일 1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 받은 바 있다.
교과부 산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지난 7일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낸 혐의로 각 교육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교사 38명에 대한 심사를 벌였다.
교원소청위의 심사 결과, 해임된 7명 중 충남의 김동근 전 성환고 교사에 대해서만 ‘해임’을 ‘정직 3개월’로 감경하고,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교육청의 징계를 그대로 인정했다.
교원소청위는 또 정직 1~3개월의 처분을 받았던 6명에 대해서는 각각 1개월 정도의 개월 수를 감경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들 중 김주철 충남애니고 교사도 당초 정직 3개월에서 2개월로 감경됐다.
전교조충남지부는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교육부 산하에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같은 결정은 자신들의 행위가 과도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충남교육감은 해임 판결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도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보는 김동근 교사를 만나 복직의 소감과 그간의 소회에 대해 물어보았다.
▶복직이 확정됐다. 소감이 어떤가?
-밤 9시30분경 집에서 쉬고 있는데 전교조 충남지부를 통해 복직결정을 들었다.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 기뻤다.
7일 오전, 도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반대 시위를 마치고 점심식사 자리에서 농담으로 ‘저 오늘 복직합니다’라고 말해서 동료들에게 많은 축하박수를 미리 받았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
이날 아침에는 이제 중3인 둘째가 자기소개서의 아버지 직업란에 ‘교사’라고 적은 것을 보았다. 해임된 상황에서 감정이 묘해져 물어보았더니 “아빠가 복직될 것을 확신해 그렇게 적었다”는 것이었다. 100여 일이 넘는 해임기간 동안 심적으로 지지해준 아내와 가족들,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교사 38명에 대한 심의가 있었고 해임결정된 7명중 김동근 교사만 감경을 받았다. 기대했던 바가 있었나?
-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교과부의 산하기관이다. 작년 시국선언 당시에도 소청심사 자체를 기각당한 바 있다. MB정권하에서는 소청위의 역할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제 역할을 다 해 무효화 되기를 기대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다행스런 결과라고 생각한다.
▶‘해임’이라는 것은 교직생활에 있어 커다란 충격이었을 듯 하다.
-그렇다. 87년 전교조 창립당시에 직위해제를 당했었고, 작년에 시국선언으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당한 바 있다. 작년 11월 해임당하고 복직후 이번에 정직 3개월을 판결을 받았으니 각종 징계를 다 당한 모양새다.(웃음)
그중 해임은 정말 적(籍)을 잃는 것이라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었다.
▶100여 일간 교직신분이 아니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글세…,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지난 23년간의 내 교직생활을 성찰하는 시기였다. 반성도 많이 했다. 교사로써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채워가면서 아이들을 다시 만나야 겠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더 많이 이해하고 사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해임 100여 일간 몸은 재직 때 못지않게 바빴다. 1월1일부터 전교조 천안중등지회장에 취임했고 천안고교평준화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했다. 그동안 고교평준화 촉구 교과부 1인시위, 교육감 사택 시위, 일제고사 반대, 평준화 홍보활동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발령은 언제 다시 나는 건가.
-11월에 해임됐으니 정직 3개월의 처분은 사실 다 완료된 상태다. 제일 가고 싶은 학교는 직전에 근무하던 성환고다.
교정에서 헤어졌던 1학년 우리반 아이들이 벌써 2학년이 됐다. 그동안 성환지역을 운행할 때는 빨리 지나가지 못하고 교복입은 아이들만 보면 눈길이 머물렀었다.
도 교육청 담당자와 논의해보았는데 학교는 천안지역으로 발령날 것이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발령일은 16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 교단에 서는 각오를 밝혀달라.
-아이들을 다시 만난다는 설레임은 마치 새로 임용을 받는 그런 느낌이다.
사실 지난 2일 학교 입학식이 한창이던 날. 하루종일 마음이 너무 무겁고 우울했다. 현장에 있었으면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 즐거운 시작을 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사무쳤다.
앞으로 기존에 하던 활동 역시 계속 이어가고 아이들에게도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되겠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