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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교과학습 진단평가, ‘논란’속 치러져

8일 초3~5학년, 중1·2학년 대상 일제히 실시 - 도 교육청 VS 시민단체 갈등 여전

등록일 2011년03월1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고교평준화연대는 ‘교과학습 진단평가’가 치러진 8일 오전, 천안북중 등 3개 중학교에서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1인 피케팅 시위’를 펼쳤다.

‘2011 교과학습 진단평가’가 지난 8일(화) 논란속에 실시됐다.

이날 시험은 전국 초등학교 3~5학년 및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교과별 기초학력을 파악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충남지역에서는 초등학교 431개교 11만3587명, 중학교 194개교 7만7855명이 시험을 치렀다. 충남도교육청은 대다수 시·도에서는 시험을 보지 않는 초등학교 2학년, 6학년과 중학교 3학년들도 이 시험을 치르게 했다.

충남도교육청은 이날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두고 학습자의 출발점 행동을 진단해 학생 수준에 맞는 교육 방법을 적용하기 위한 ‘교육의 본질’이며 ‘필수적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들은 학교·학생·지역의 서열화, 무한경쟁교육과 사교육비 증가 우려를 제기하며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지는 이 시험의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천안시내 3개 중학교에서는 천안고교평준화연대를 주축으로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1인 피케팅 시위가 진행됐다.

도 교육청, ‘진단평가는 학력신장의 첫 단추’

이번 ‘교과학습 진단평가’에 대한 충남도의 입장은 타 시·도에 비해 무척이나 확고했다.

사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공통 문제지로 시험을 봤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강원도와 광주 지역에서는 진단평가가 아예 실시되지 않았다. 경기도와 전라남북도 교육청은 학교 자율에 맡겼고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생의 경우 국어와 수학만 의무적으로 진단평가를 하고, 나머지 3과목은 학교 자율적으로 실시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이들 지역은 실시 결과의 보고도 강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충남도는 사실상 학력을 평가할 수 없는 초등학교 1학년을 제외하고 초·중 전학년에 대해 시험을 치르게 했다.

초등 4~5학년과 중 1~2학년은 인천교육청에서 공동 출제한 평가지를 사용해 전국 공통 진단평가에 참여했고, 초등 3학년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한 기초학력 진단평가로, 초등 2학년과 6학년, 중 3학년은 충남교육청이 자체 출제한 평가지로 이날 시험을 치렀다.

충남도교육청은 시험이 치러지기 하루 전인 7일, ‘학력 향상의 첫 단추 진단평가 실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시험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학습자의 출발점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학생들이 학습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최우선의 절차이며 최선의 방책이다. 진단평가 도구를 개발해 보급하지 않을 경우 지역교육지원청이나 일선학교 교사들이 제각각의 평가방법을 동원해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충남도교육청은 진단평가 후에도 교과학습 부진학생 판별과 개인별 맞춤형 결과 통지를 할 수 있도록 결과 분석 및 성취수준 판별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학력증진지원과 박우진씨는 “진단평가 결과를 토대로 학교에서 개별학생의 교과별 부진한 부분을 파악하고 조속하게 보충, 지도해 학습부진학생 최소화를 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충남도교육청 백상현 장학사는 “이번 진단평가의 경우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학생별, 학교별, 지역별 서열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30개 표집학교만 결과를 받는 것”이라며 “이 결과를 토대로 일선학교의 지도지침을 만들게 된다. 타 시·도 교육청의 경우 교육감의 교육철학에 따라 시험의 일정을 조절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대전의 경우는 우리보다 더육 강도 높은 시험일정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 ‘학교의 학원화, 교사들에 대한 통제·압박 수단’

한편, 시험이 치러지기 하루 전인 7일 오전 11시 충남교육청 앞에서는 20여 충남지역 교육·사회·노동·정당이 참여하고 있는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교육연대)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3년째 일제고사가 강행되면서 학교 현장에는 불행하게도 우리가 우려했던 파행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며 진단평가 등 전국단위로 치러지는 ‘일제고사’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교육연대는 ‘일제고사가 일선 각급학교에서 실시되면서 0교시, 보충수업, 강제자율학습이 중학교와 초등학교에까지 일반화되고 있다. 창의적인 인재육성이라는 교육목표는 온데간데없고 대다수의 초등학교에서는 유명출판사 문제집으로 반복적인 문제풀이로 학습을 진행해 학교인지 학원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 해 수십억 원의 예산을 초·중학교에 배부해 일제고사를 대비한 일제 학습 비용으로 사용하도록 하는가 하면 일부 중학교에서는 정기고사에 일제고
사 문제를 반영하거나, 일제고사 점수를 수행평가 점수에 반영하는 등 불법적이고 비교육적 행태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도 교육청이 일제고사를 현장교사들을 통제하고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교사 개인별로만 차등해 지급하던 교원성과금을 개인별 차등은 물론이고 학교별로 급수를 매겨 학교별로 차등해 지급하겠다면서 평가지표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 정도’를 의무적으로 반영해 평가하라는 계획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교육연대는 ‘교육청은 타당도와 신뢰도 그리고 객관성을 갖춘 양질의 문제은행을 각 학교에 제공하고, 학교는 문제은행에서 학교의 실정에 맞는 문제를 추출해 학교의 일정에 따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아이들 학습지도에 활용하면 된다. 교육적인 효과가 거의 없는 일제고사를 중단하고 교육주체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 열린 교육행정을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적극적인 도교육청, 자체시험도 계획 중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지는 시험은 앞으로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우선 7월12일 치러지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는 교과부 주관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초등학교 6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이 국어, 영어, 수학을 중학교 3학년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고등학생들은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보다 강도높게 치른다. 고1·2학년의 경우 올해 4번, 3학년은 6번의 시험을 치를 예정.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서울이나 경기, 인천 등에서 출제한 문제를 전국교육청에서 일제히 보는 시험이다. 고3의 경우 6번 중 2번은 수능모의평가의 형태로 교육과정 평가원에서 주관해 치른다.

충남도교육청은 자체적으로도 도내 전체에서 일제히 치르는 시험을 예정하고 있다.
이미 지난 8일 치러진 교과학습 진단평가에서도 초2·6학년과 중3학생들이 도교육청에서 자체 출제한 문제로 평가시험을 치렀다. 12월3일에도 충남도교육청 주관으로 초2~6학년들이 ‘충남초등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른다.
천안의 경우에는 천안교육지원청에서 문제를 자체개발해 필요한 학교가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준비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특히 고등학생들의 학사일정외에 치러질 시험의 횟수를 두고 걱정하는 시각도 많다.
충남도교육청 백상현 장학사는 이에 대해 “시험의 횟수를 줄일 경우,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사교육비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력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덜고자하는 취지도 감안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력신장과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충남도교육청과 그 과정에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민단체와의 입장차는 올해 지속적으로 벌어질 강도 높은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

지난 7일 오전 11시 충남교육청 앞에서는 20여 충남지역 교육·사회·노동·정당이 참여하고 있는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가 일제고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진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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