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나?

사퇴를 놓고 갈팡질팡하던 온양문화원 김시겸 회장이 3월9일 온양문화원 법인회원들에게 고소를 당했다. 김 회장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 성명을 발표했으며 비대위 이사들은 법인회원들에게 고소를 취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강박과 압력에 의한 사퇴서’라는 명분으로 사퇴서 반려를 주장하던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장미숙)는 김 원장 사퇴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5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온양문화원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온 것일까.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김시겸 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 표명을 하면서부터다.

또한 김 원장은 지난 2월11일 자필로 쓴 사직서를 건장진단서와 함께 사무국에 제출했고 사무국은 5일 후 사표를 최종 수리했다.

그러나 김 원장 측근 6명의 이사는 문화원사무국에 ‘강압과 압박에 의한 사직서’라는 이유로 김 원장의 사직서 반려를 요청했고 급기야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장미숙, 이하 비대위)를 구성해 2월17일 사무국에 사직서 반환요구서를 제출했다.

또한 비대위는 같은 달 21일에 긴급이사회를 개최해 사직서 반려를 이사회 만장일치로 의결 했지만 다음날인 22일 한국문화원 연합회는 ‘사임의 효력은 발생했고 철회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보내왔다.
그러나 비대위는 2월25일 온양문화원 정기총회에서 한국문화원 연합회의 유권해석을 무시하고 사직서 반려를 재차 주장했다.

이날 비대위 장미숙 위원장은 “아산시청에 김 원장과 관련한 투서가 전해지면서 김 원장이 심적인 부담감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다”며 “외압과 강박에 의한 사직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변호사측의 해석으로 사직서 반려를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기총회에서는 비대위 위원들과 이사·회원들 간의 의견 대립으로 김 원장의 사퇴에 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임시총회로 결정을 유보했다.

업무집행 방해에 문서 위조까지···

온양문화원은 지난 9일 문화원 3층에서 김시겸 원장과 임원 등 총 사퇴 건으로 임시총회를 개최했으나 성원 정족수 미달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온양문화원 법인회원 219명 중 87명이 참석했으며 성원 정족수 112명을 채우지 못해 임시총회를 개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번 임시총회에서 성원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던 것은 임시총회가 있기 며칠 전 이사회에서 회원들에게 ‘소집 절차상 하자 및 안건 부적격, 임시총회 무효로 의결’이라며 김시겸 원장의 서명이 들어간 우편물과 휴대폰 문자를 발송했기 때문이다.

우편물 내용은 ‘임시총회는 필요한 경우 원장이 소집함을 원칙으로 하고 문화원정관에 따라 이사 1/3이상, 회원 1/3이상 또는 감사가 소집을 요구한 때에 소집할 수 있다. 그러나 김환주 부원장이 원장의 직무를 대행할 권한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임시총회를 소집했음으로 절차상 하자가 명백하다. 또한 김 원장이 재임 중에 있어 임원의 보궐선거 사유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돼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문화원연합회 장상호 총무국장은 “김시겸 원장의 사표가 수리된 상황에서 김 원장의 서명으로 우편물과 휴대폰문자를 발송한 것은 정관에 위배되는 일이다. 또한 김 원장이 사료를 제출한 후에도 지금까지 원장실을 점거하고 있는 것도 불법이다”고 말했다.

법인회원 박동률씨는 “김시겸 원장이 아산시로부터 지원받은 보조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해 환수조치 됐다고 들었으며 금일 임시총회를 방해하기 위해 문서를 위조해 회원들에게 우편물을 발송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며 “이들을 근거로 동참하는 회원들의 서명을 받아 사법기관에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온양문화원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간담회에서 박동률 법인회원은 “김시겸 원장과 이사·감사 등 13명을 사법기관에 고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