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사업단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19일부터 지금껏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10여 년간 독립기념관에서 일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천막농성이 열흘을 넘기고 있다.
독립기념관에서 시설정비와 경비, 쓰레기수거 등 궂은 일을 도맡아왔던 ㈜독립기념관사업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19일부터 독립기념관 정문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지금껏 요구하는 것은 “계약직이라도 괜찮으니 계속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국회의원도 중재나섰지만, 입장차 여전
지난 24일(목)에는 독립기념관 사태에 관심을 보여 온 창조한국당 유원일 국회의원이 독립기념관을 찾아 중재에 나섰다.
여기에는 김주현 관장을 비롯한 독립기념관측 3명과 독립기념관사업단 노동조합 강정형 위원장 등 2명이 자리를 함께 양측의 입장을 확인했다.
유원일 의원은 이날 “계약직 이든 정규고용이든 고용안정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협약서를 체결하는게 좋겠다”고 권고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독립기념관사업단의 용역계약업무가 사실상 독립기념관의 상시업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의계약을 중단하고 사업단 소속 노동자들을 독립기념관이 직접 고용할 것을 조언했던 바 있다
김주현 독립기념관장은 이에 대해 “내부적 협의를 통해 진행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독립기념관사업단 노조는 25일, 사업단을 통해 28일(월) 다시 대화를 하자고 요청한 상태다.
강정형 독립기념관사업단 노조위원장은 “이미 쟁의조정신청을 내놓았지만 받아들여지는데 시간이 걸리는 중이다. 현재는 집회신고만 돼 있어 출근시간 및 점심시간 등에 틈틈이 농성중이다. 최근 내부조사결과 조합원의 85%이상이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집회를 계속하더라도 우리 입장을 관철시키자’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5월까지만 고용안정?
한편, 지난 23일에는 ‘미화’ 업무의 용역업체 입찰공고가 공표됐다.
여기에는 기존 독립기념관사업단 소속 노동자들의 고용승계와 관련한 언급이 명시돼 있어 노동자들은 그나마 급한 불은 끈 상황이다. 하지만 독립기념관측은 ‘이 조건은 내년 5월로 예정된 현 사무처장의 임기내에만 유효하다’는 입장이어서 고용불안을 잦아들지 못하게 하고 있다.
강정형 노조위원장은 “독립기념관은 현 사무처장의 임기가 끝나면 고용승계와 관련해 확답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1년 남짓의 미봉책은 의미가 없다. 사업단 용역업무를 공개입찰할 때 기존인력 고용승계를 기본조건으로 유지해 달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앞으로도 집회를 통해 이같은 요구를 지속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립기념관사업단은 독립기념관의 자회사로 지난 94년 발족해 2000년부터 지금의 체계를 갖추고 10여 년간 수의계약을 통해 시설, 미화, 안내 등의 업무를 담당해 왔다.
하지만 독립기념관이 올해부터 이 업무용역을 공개입찰하기로 한 상황.
평균나이가 50대에 가까운 사업단 소속 85명의 계약직 노동자들은 절박한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중이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