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억원 전세사기가 발생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사진은 위조된 공문서.
천안지역 전세 가격이 올라 서민들 주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금 사기 사건이 발생, 서민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전세자금 피해액 41억6000만원
공문서 및 사문서를 위조해 집주인 행세를 하며 전세보증금 41억6000만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천안, 아산, 청주를 주 무대로 2008년 1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전세사기행각을 벌인 이들은 확인된 것만 131명에게 모두 41억6000만원 상당의 전세자금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동남경찰서에 따르면 A모씨(46)와 B모씨(46)는 부부관계인 자들로 음봉 초원아파트, 봉명 청솔, 월봉 청솔, 신방 초원, 목천 동우, 성환 부영 아산 삼일, 아산 신라, 아산 청솔 등 아파트 131세대를 월세로 임차한 뒤, 주변시세보다 싸게 전세금을 정하고, 광고를 통해 새로운 임차인을 구했다. 이들은 신분을 속이고 집주인 행세를 하기 위해 컬러복사기와 위조한 동사무소 관인을 사용, 주민등록발급신청서를 만들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부동산중개인을 통하지 않고 직거래를 했으며 위조한 주민등록발급신청서(주민등록증을 분실했다고 함)와 등기부등본을 월세로 계약한 집에서 보여주며 임차인을 안심시키고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집주인과 전세 임차인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매월 월세를 지급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번 사건과 관련 아산 배방면 신라아파트 임대인 박모씨(37)는 “세입자가 월세를 3달가량 밀려 직접 아파트를 찾아 갔는데, 엉뚱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며
“이 세입자는 사기단 부부와 계약할 당시 분실한 주민등록증을 분명히 확인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박모씨는 “사기단 부부가 내 주민등록증을 훔쳤고 주민등록증 사진을 정교하게 위조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공범 C모씨(53)는 A모씨와 형제관계로 A모씨 대신 전세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거나, 131세대의 월세를 입금시키는 등 범죄에 가담했다.
경찰이 이들 일당에게 압수한 USB에 모두 205명의 명단이 있고 현재도 전세보증금사기임을 모르고 전세계약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임차인이 있어 피해대상과 피해액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이 전세금 3500만원을 회수했지만 전체피해금액 전세자금 41억6000만원에 대해서는 회수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들 일당은 1억원 가량의 로또를 구입하거나 대부업체로부터 빌린 돈의 이자지급(하루이자 231만원), 월세금 등으로 돈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더욱이 직거래를 통해 전세계약을 한 관계로 부동산보험에 의한 혜택이나 임대차보호법에 보호를 받지 못해 전재산이라 할 수 있는 전세금을 받지 못하고 거리로 나와야 할 판이다.
경찰은 검거한 이들 일당에 대해 특정경제범죄처벌법(사기), 공문서 위조,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경찰관계자는 “금융분석원에 계좌추적을 의뢰했으며 전세금을 최대한 환수해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전세사기 주의보 발령
지난해에도 이번 사건과 수법은 다르지만 전세사기로 경찰에 고발된 사건이 있었다.
성정2동에 위치한 A다세대 주택 11세대는 전세계약을 한 S유한회사 처음부터 전세금 5억원 가량을 편취하기 위해 법의 허점을 이용, 일부러 부도를 내는 등 사기행각을 벌였다며 천안동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세입자들은 사기 근거로 2008년 계약을 했던 S사 주소지가 엉뚱하게도 다른 세입자가 살고 있는 주소로 되어 있는 등 유령회사라고 밝혔다.
또한 세입자들이 전세가 만료되어 이사를 하겠다고 수차례 의사를 밝혔지만 단 한 세대에게도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았으며 월세 세입자들에게 은행대출을 통해 전세로 돌릴 것을 권유 하는 등 사전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세입자들은 S유한사가 전세금을 돌려줄 의사가 있었다면 그동안 다른 세입자를 구해 전세금을 마련해 줬을 것이라며 처음부터 명백한 사기임을 주장했다.
현재 A다세대 주택은 경매가 완료된 상태로 경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암투병 중이던 세입자가 신병비관으로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들 11세대는 몇몇 세대만이 전세금 일부를 배당 받았을 뿐 빈손으로 살던 집을 나와야 했다. 천안동남서는 S유한회사 구성원에게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 기소의견을 일주일 전에 제출한 상태다.
사기방지 안전장치 마련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전세사기 유형은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의 임대인으로부터 부동산 관리와 임대차 계약을 위임받은 중개업자나 건물 관리인이 집주인에게 월세 계약을 했다고 속이고 실제 임차인과는 전세 계약을 한 뒤 전세 보증금을 가로채는 수법이 있다.
또한 무자격자가 중개업 등록증 또는 자격증을 빌려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차리고 월세로 여러 채의 주택을 임차하고 나서 중개업자와 집주인으로 신분을 위장해 여러 전세 구입자와 중복 계약을 체결해 전세 보증금을 챙기는 수법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사기 피해는 주의확인 의무를 게을리 한 임대인이나 임차인에게도 일정 책임이 돌아가는 만큼 번거롭더라도 신분 확인을 철저하게 하고, 보증금 등은 임대인, 임차인이 직접 주고받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전세계약시 근저당 설정이 시세의 1/3을 넘지 않아야 경매가 진행돼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주변 시세보다 가격 등의 거래 조건이 월등하게 좋으면 사기 가능성이 농후해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며 "권리관계, 위치, 환경, 소유자 등을 직접 확인하는 한편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훈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