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문화원 김시겸 원장이 자신의 사직서가 수리된 가운데 ‘사직이냐, 반려냐’를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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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문화원 이사회는 지난 21일 김시겸 원장의 사임처리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이사회을 개최했다. 사진은 회의를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하고자 취재하던 기자들을 내보내야 한다고 한 이사가 일어서서 발언하고 있는 장면. |
김 원장은 지난해 12월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11일 자필로 쓴 사직서를 건장진단서와 함께 정종호 부원장을 통해 사무국에 제출했고 사무국은 사직서를 당일 수리하지 않고 5일간 기다렸다가 16일 사직서를 최종 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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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문화원 김시겸 원장은 지난 11일 자필로 작성한 사직서를 정종호 부원장을 통해 사무국에 제출했으나 일부 이사들의 강력한 반대를 이유로 사직서 반려를 요구하고 있다. |
그러나 김 원장의 측근 6명의 이사는 ‘외압과 강박에 의한 사직서’라는 이유로 김 원장의 사직서 반려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장미숙, 이하 비대위)를 구성했으며 17일 사무국에 사직서 반환요구서 제출과 21일 긴급이사회를 개최했다.
긴급이사회에서는 이사들의 만장일치로 사무국에 ‘사직서 반려’를 요청했으며 사무국은 한국문화원 연합회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한편 한국문화원 연합회는 22일 ‘사임의 효력은 발생했고 철회할 수 없다’는 공문을 보내왔으며 비대위는 25일 열린 정기 총회에서 유권해석과는 상관없이 ‘사직서 반려’를 강하게 주장해 이사들 간의 의견대립이 있었다.
김환주 온양문화원장 권한대행은 21일 임시이사회에서 “비대위 이사들에게 사직서 반려가 문화원 정관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것을 설명했다. 그러나 비대위 이사들이 사직서 반려를 매우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서 비대위측의 결정을 인정하고 회의를 마쳤다. 사직서 반려 여부는 한국문화원연합회의 유권해석이 나온 후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래저래 난감한 온양문화원 사무국
비대위의 ‘김시겸 온양문화원장 사직서 반려’ 주장으로 온양문화원 사무국은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정관상 선출직은 중임 이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초선일 경우 재추대를 통해 복직이 가능하다. 그러나 김 원장은 이미 중임을 역임한 가운데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지난 16일 사직서가 수리됐다는 설명이다.
박순동 사무국장은 “11일 정종호 부원장에게 김시겸 원장의 사직서를 전달받고 김 원장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자 보관만 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직서를 제때 수리하지 않았을 경우 직무 유기에 해당돼 16일 사직서를 수리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박 국장은 “사직서가 수리된 다음날 사직서 반려를 요구하는 것은 정관을 무시하는 절차다. 상위기관인 한국문화원연합회에 유권해석을 맡겼으며 협회는 23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사무국은 사직서 반환 요구에 응해야 할 의무가 없다’, ‘사임의 효력은 발생했고 철회할 수 없다’, ‘부원장이 직무를 대행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공문을 팩스로 보내왔다”고 말했다.
명예로운 퇴진 위해 하는 일이 명예로운 퇴진 방해하고 있어
김시겸 원장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기억하고 싶어해···
천안문화원처럼 되면 안 되는데···
22일 한국문화원협회는 유권해석을 통해 ‘사임의 효력은 발생했고 철회할 수 없다고 판단 한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그러나 김시겸 원장은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동안 온양문화원에 출근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사무국에 결재해야할 서류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원장실에서 만난 김시겸 원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사들의 반대가 너무 강해서 원장 직을 다시 해야 겠다”며 “유권해석과는 상관없이 정기 총회에서의 비대위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무국에서는 24일 오후 늦게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김 원장이 사의표명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 기사를 보류해 달라’고 전해왔다.
허나 25일 열린 정기총회에서는 또다시 ‘사직서 반려’를 놓고 이사들 간의 의견대립이 있었다.
비대위 측 이사들의 ‘외압과 강박으로 인한 사직서는 반려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사회 측 이사들의 ‘비대위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으로 팽팽한 신경전을 펼친 것.
비대위 장미숙 위원장은 “아산시청에 김 원장과 관련한 투서가 전해지면서 김 원장이 심적인 부담감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다”며 “외압과 강박에 의한 사직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변호사측의 해석으로 사직서 반려를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정웅 회원은 “비대위 측은 투서와 관련한 모든 것을 공개하라”며 “비대위는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김시겸 원장의 복직을 위해 ‘사직서 반려’를 주장하는 모습이다. 회원들은 그런 비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회원은 “비대위 측에서는 김 원장의 명예로운 퇴진을 위해 사직서 반려를 요구하는데 정관을 무시한 사직서 반려가 오히려 명예로운 퇴진을 방해하고 있다. 이러다가 ‘천안문화원처럼 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이 든다. 김시겸 원장이 긍정적인 결정을 내려서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한편 온양문화원 이사회는 정기총회에서도 김시겸 원장의 ‘사직서 반려’를 결정하지 못하고 임시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24일까지 온양문화원에 출근했던 김시겸 원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아산의 모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