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인상으로 서민경제의 주름이 한층 깊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천안지역의 학원비도 다소 인상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천안지역의 학원비는 공식적으로는 08년도의 학원비가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학원들은 ‘지난 몇년동안 스스로 자제하며 학원비를 동결해 왔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불균형이 심각해 전체적인 조정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캡션)올해 천안시의 학원비가 다소 인상될 전망이다. 천안시학원연합회는 “전체적으로 최소한 물가인상률인 5% 이상은 인상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교육청, “최대한 인상자제 권고중”
지난 17일(목) 천안교육지원청에서는 ‘2011년도 천안시 학원장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평생교육지원팀 오재균 팀장을 비롯한 교육지원청 직원들과 천안시학원연합회 이용준 회장을 비롯해 분과장 등 12명이 함께했다.
오재균 팀장은 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학원비 물가안정 등 현안사항을 중점적으로 안내했다. 하지만 학원장들은 그동안 감내해 왔던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며 추후에 인상의견을 전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재균 팀장은 “일단 학원비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권고 중이다. 추후에 학원협에서 인상요구가 들어온다면 조정위가 열릴 수도 있겠지만 이 과정 전후에서 교육시장의 여건이나 정부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상 교육지원청이 학원비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봐야하는 게 현실이다.
지난 2008년 8월 서울행정법원은 강남교육청 수강료조정위원회가 결정한 수강료의 위법성 소송에서 학원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법원은 당시 조정위가 결정한 수강료는 학원면적, 수강인원, 위치 등 개별적 특성이나 원가차이가 고려되지 않은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금액으로 학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부적합한 처분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사실상 수강료 결정권이 개별학원에 있는 상황에서 교육지원청의 인상자제 요청이 얼마나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학원측, “참을만큼 참았다. 인상 불가피”
학원측도 여론저항이 뻔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학원비를 올릴 수 밖에 없음을 적극 해명하는 중이다.
그동안 수많은 인상요인들을 감내해 오면서 2008년 이후 3년 이상 수강료를 동결해 왔다는 것, 도내 타 시·군 비교해서도 천안시 학원들이 인상요인을 참아왔다는 것 등이 주요 근거다.
천안시학원연합회 이용준 회장은 “건물임대료, 강사비용 등 운영비가 상당한데도 오히려 도내 타 시·군에 비해 수강료가 낮은 과목들까지 있다. 해당 분과 학원들은 불가피하지만 당연히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만간 교과부에서 수강료에 대한 지침이 내려온다고 하는데 그에 상응해서 움직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원들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가장 강력히 주장하는 분야는 미술과 입시 중 초등단과반이다.
이용준 회장은 “미술의 경우 평균 7만4000원 정도인데 8만원대로 초등단과도 현재 10인 이하가 5만4000원인데 6~7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도 최소한 물가인상률인 5% 이상은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원측은 최근 학원비의 현실화 뿐만아니라 수강생 자체의 감소까지 고민이라는 입장이다.
학교에서는 경쟁적으로 방과후 학습을 늘리고 개인과외도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 또한 최근 문을 연 S백화점의 경우 문화교실 강좌로 수학교실, 논술교실을 잇따라 열고 있어 학원들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마냥 학원가의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시민들의 주머니 지갑은 조금 더 얇아질 각오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