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충남, 충북 등 충청권 3개 시·도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 340여 명과 국회의원 10여 명은 15일 오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충청권 과학벨트를 조성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조성 백지화 발언과 관련 이에 항의하는 첫 상경집회가 열렸다.
대전과 충남, 충북 등 충청권 3개 시·도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 340여 명과 국회의원 10여 명은 15일 오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대통령은 대선공약 백지화 망언을 취소하고,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조성하겠다던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유병기 충남도의장은 “충청권을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말을 모두가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데도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무책임한 태도에 깊은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며 “세종시에 이어 또다시 충청권을 기만한다면 500만 충청인과 역사 앞에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태 대전시의장은 “대통령 자신이 약속했던 것을 아무 거리낌 없이 말을 바꾸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참으로 걱정스럽다”며 “더 이상 대통령과 정부를 신뢰할 수 없으니 이제는 500만 충청인이 똘똘 뭉쳐서 강력하게 대응하여 우리의 권리를 지키자”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날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를 백지상태에서 선정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제2의 세종시 사태로 규정하고, 충청권 사수를 위해 500만 충청인 모두가 하나 되어 강력히 투쟁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아울러 국회와 정부를 향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에 충청권 입지를 즉각 명기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앞으로 충청권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계해 '과학벨트 충청권 조성 공약 이행 촉구 총궐기대회 및 500만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는 등 대정부 압박투쟁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근혜, “과학벨트 재검토, 대통령이 책임져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6일 이명박 대통령의 충청권 과학비즈니스벨트 재검토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 시상식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많은 분들이 과학 비즈니스벨트,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하는데, 사실은 그게 제가 답할 사안이 아니라 가만히 있었을 뿐”이라며 “과학비즈니스벨트는 대통령이 약속하신 것인데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하면 그에 대한 책임도 대통령이 당연히 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이 약속을 원점에서 검토한다면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박 전대표는 지난 세종시 수정안을 밀어붙이려고 했을 때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논법으로 제동을 걸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가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를 무효화할 경우 여당 내에서 세종시 파동이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