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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에서 10여 년을 일해 왔는데…”

독립기념관 사업단 80여 계약직 노동자, 고용불안 내몰려

등록일 2011년02월2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독립기념관사업단 노조는 19일부터 독립기념관 입구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업단 노조, “독립기념관이 나서서 해결해야” 천막농성

민족의 성지로 추앙받는 독립기념관.
그곳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월 100만원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으며 10여 년간 계약직으로 일하던 80여 노동자들이 최근 고용불안에 내몰리고 있다.
독립기념관사업단 노동조합은 지난 17일(목) 성명을 내고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고용관계의 재편에 대해 강력한 요구사항들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들이 그토록 사랑해왔다는 독립기념관의 매표소 앞에 천막까지 치고 농성을 시작한 것에는 어떤 사연들이 있을까?

독립기념관 주차장 입구에 걸려진 현수막.

공개입찰하면 50대 기존 노동자들은?

이들이 농성을 시작한 것은 독립기념관 사업단이 최근 그간 수의계약으로 운영돼 왔던 고용관계를 공개입찰로 전환키로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사업단은 시설, 미화, 안내의 세부분을 나누어 공개입찰을 통해 3월부터 일할 새로운 고용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길게는 17년, 평균 10여 년을 일해 온 독립기념관 사업단의 계약직노동자들은 온전히 새로운 조건에서 고용관계를 맺어야 한다. 미화나 시설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절반이상이 50대인 상황에서 이들이 고용불안에 내몰리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들이 안타까움이 더 큰 것은 지난해 설립된 노조를 통해 근로계약에서 최초로 개선의 여지를 찾았었기 때문이다.
사업단 노조는 지난해 7월 사업단과의 임단협(임금과 단체협상)을 통해 기존에는 전무했던 설·추석 상여금 20만원, 하계휴가비 20만원을 이끌어 냈다. 또 야간당직비도 일 1만3000원에서 2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를 했다.

하지만 공개입찰을 통해 세 분야별로 업체들이 선정되면 이같은 성과는 아예 없었던 일이 될 확률이 클 뿐더러, 임금·근로조건에서의 후퇴, 그동안 어렵게 운영해 온 노조의 해산까지도 걱정해야 할 입장이다. 

노동자들은 이에 독립기념관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독립기념관, “노조는 교섭대상이 아니다”

사업단과 사업단 노동자들의 이런 상황에 대해 독립기념관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사업단 노조에서 독립기념관의 직접고용을 주장한 것으로 아는데 독립기념관사업단은 독립기념관과 법적으로 완전히 별개의 법인으로 교섭대상이 아니다. 그동안 수의계약으로 다년간 이용해 왔지만 국감에서 지적을 받은 이후 공개입찰이 불가피 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의 언급대로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는 독립기념관 사업단에 대한 질타가 있었다.
몇몇 국회의원들은 독립기념관사업단의 규모와 운용예산이 수의계약으로 운영될 것이 아니라며 특혜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독립기념관은 공모를 통해 사업단의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지난 16일 이·취임식을 가졌다. 그리고 기존의 수의계약을 공개입찰로 전환한다는 선언을 했다.

독립기념관 김용주 홍보팀장은 “독립기념관사업단의 최대주주가 독립기념관이긴 하지만 온전히 독립된 법인이기 때문에 사업단 노조는 독립기념관의 교섭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향후 입찰과정에 참가한 업체에게 기존의 고용을 승계하도록 권고하는 등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세가지 요구를 들어줄때까지’

강정형 노조위원장. 노조는 독립기념관의 이와 같은 입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강정형 노조위원장(40)은 “사업단은 형식적으로만 도급관계일 뿐, 사실상 독립성과 독자성이 없이 독립기념관에 종속된 하부 사업부서이기 때문에 독립기념관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강 위원장은 “독립기념관사업단은 독립기념관의 자회사로 지난 94년 발족해 2000년부터 지금의 체계를 갖추고 시설, 미화, 안내 등의 업무를 담당해 왔다. 독립된 법인이기는 하지만, 독립기념관 사무처장이 당연직으로 사업단장이 됐고 이사들도 독립기념관의 각 부서장들이 맡아왔다. 사업단 직원들은 독립기념관 직원들에게 관리, 감독은 물론 결제까지 받아왔다. 독립기념관은 파견법을 위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독립기념관사업단 노조는 현재 ▶독립기념관측이 그간의 묵시적 계약관계,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상용직(정규직)이든 무기계약직이든 고용안정을 해 줄 것 ▶그간 4110원이었던 시급을 4320원으로 인상해 줄 것 ▶노동조합을 존속시키고 관여치 말아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독립기념관사업단의 계약직 근로자는 총 85명. 이중 54명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2월28일자로 계약이 해지되는 안내파트의 6명에게는 이미 해고통지가 된 상태이고 나머지 직원들은 3월31일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다.
이들은 19일부터 독립기념관 입구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지속적인 투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이진희 기자>

이진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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