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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잘생긴 내 남편. 뽀뽀 해줘야겠다.”

불편한 남편 더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고 간병인 자격증 취득

등록일 2011년02월2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시 온양6동에 살고 있는 강홍수(77) 할아버지는 주위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뇌변병 1급 장애인이다.

 “여보! 잘생긴 내 남편. 뽀뽀 해줘야겠다”
신화순 할머니는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남편 강홍수 할아버지가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고 간병인 자격증을 취득해 노부부만의 보금자리에서 황혼을 즐기고 있다.

안기부에서 퇴임 후 아산시에서 16년째 살고 있는 할아버지는 12년 전 목욕탕에서 나오다 심장에 통증을 느껴 천안의 한 대학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막혀있는 심장혈관에 스탠드 시술을 받았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2007년 6월 아침식사 도중 갑자기 침을 흘리며 쓰러졌다. 그 후로 침상에서 홀로 일어설 수 없게 됐다.

“그날 아침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당시 저이는 단대병원 중환자실에서 2개월 동안 입원해있었는데 아침·점심·저녁면회를 한 다음에 밖으로 나와서 하늘을 보며 울고 땅을 보고 울었던 생각이 나네요. 너무나 사랑하는 남편이 갑자기 그렇게 돼버리니까 살고 싶은 마음도 없어졌어요. 저 양반가면 나도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신화순(66) 할머니는 뇌변병 장애 1급 판정을 받은 할아버지를 지난 4년간 수발해 왔다. 특히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할아버지를 간병인에게 맡기는 것이 할아버지에게 미안했던지 병원에 있는 동안 간병인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한다.

“저이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자꾸 나만 찾았는데 간병인이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그렇게 처음으로 저이의 환자복을 갈아입혔는데 처음 하는 일이라 무척 고생을 했지요. 온몸에 힘이 없는 사람의 옷을 갈아 입히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제가 하는 수고도 고생이었지만 남편이 더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많이 미안했어요. 그때 ‘불편한 남편을 더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면 내가 간병인 자격증을 따야 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후에 요양원에서 한 달, 개인 집에서 일주일 단위로 한 달 실습과정을 하고 간병인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어요”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기도에 연결된 호수를 막아야지 간신히 들려오는 말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요.

노부부는 할아버지가 쓰러지기 전부터 주변에 금실 좋은 부부로 소문이 자자했다. 기자도 지인을 통해 ‘4년 전 풍으로 쓰러진 할아버지 노부부가 주위를 감동시키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을 정도다.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요. 마음 같아서야 내일아침 눈을 떴을 때 저이가 침대에서 스스로 일어나 앉아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사람이라는 것이 간사해서 걷다 보면 서고 싶고, 서있으면 앉고 싶잖아요. 그래서 욕심을 비우고 하루하루 함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누가 먼저 가더라도 좋은 세상 함께 살았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어요.”

인터뷰 도중 할아버지의 기도와 연결된 호수를 가래가 막고 있었는지 할아버지가 불편해 했다. 할머니는 석션기를 이용해 능숙한 솜씨로 가래 때문에 막힌 호수를 말끔히 청소한 후 “여보. 잘생긴 내 남편. 뽀뽀 해줘야겠다”라며 할아버지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할아버지도 무슨 할 말이 있었는지 연신 고개를 끄덕였으며 할머니는 웃으며 검지 손가락으로 기도와 연결된 호수를 살짝 막았다.

“사... 랑... 합... 니... 다...”

 

 

손상욱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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