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2달간 진행된 희망2011 이웃돕기 모금액이 사상최초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해마다 이웃사랑의 훈훈함을 느끼게 해주었던 희망2011 이웃돕기 모금액이 사상최초로 감소세로 돌아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천안시와 충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부터 2011년 1월31일까지 2개월 동안 벌인 ‘희망 2011 이웃돕기 성금모금’ 결과 총 6억5542만9000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모금액인 10억2232만3000원보다 3억6689만4000원이 감소한 것이다.
천안시 주민생활지원과 이래헌 씨는 “지난해말 불거진 공동모금회의 비리사건 및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올해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유도하고 예년에는 설치했던 사랑의 온도계도 마련하지 않았었다. 이런 것을 감안하더라도 감소액은 예상보다 큰 편”이라고 전했다.
기업·기관 큰 폭 감소, 시민기부만 늘어
지난 12월부터 1월말까지 천안시가 집계한 기부 건수는 총 2804건으로 지난해 3755건보다 951건이 줄었고, 100만원 이상 고액기부자는 130건 3억1745만9000원으로 지난해 178건 6억1300만3000원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단체별로는 ▷기업체 218건 2억196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기관·단체 281건 9932만3000원 ▷금융기관 26건 3852만1000원 ▷자영업자 511건 5303만3000원 ▷공공기관 139건 630만3000원이었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노인회 등에서 성금기탁에 적극 참여한 반면, 자영업자 및 고액기탁자의 참여가 줄어들면서 모금액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인단체는 103건 2423만9000원 ▷의료기관 41건 869만5000원 ▷종교단체 26건 1444만2000원 ▷교육단체 19건 830만8000원을 기탁했다.
일반시민의 기부가 늘어난 것은 그나마 큰 위안이다.
지난해에는 천안시민 1386명이 1억229만6000원을 기부했지만 올해는 1437명이 1억7213만5000원을 모아 7000만원 정도가 늘어났다.
이와 함께 봉사단체 등에서 쌀, 연탄, 주유권, 생필품 등 현금보다 물품으로 15건(8000만원 상당)을 기탁해 저소득 가정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전달했다.
전국적으로도 목표액 달성 실패
전국적으로도 공동모금회에 대한 기부가 크게 줄면서 올해 ‘사랑의 온도계’는 결국 100℃를 넘기지 못했다. 사랑의 온도계가 100℃를 넘지 못한 것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사랑의 온도계를 설치한 200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의 감사결과, 공채 탈락자를 편법으로 채용하고 단란주점과 노래방에서 업무용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등 인사, 예산 집행, 사업 배분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비리가 드러나면서 국민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공동모금회는 지난달 31일 모금회 조직과 관리·운영비를 30% 이상 축소하는 조직 개편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하지만 한 번 돌아선 시민들의 마음을 얼만큼 되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