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숙 교수.
덴마크 왕국의 왕자 햄릿이 ‘사느냐 죽느냐’를 고민했다면 최영숙 교수는 ‘어떻게 잘 죽느냐’를 전문적으로 고민하는 사람이다.
백석대학교에 출강하며 백석실버센터에 몸 담고 있던 최 교수는 지난주 개소한 천안웰다잉연구소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제 많은 분들이 웰빙이란 말에 익숙하지요. 하지만 웰다잉(well dying)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가기 시작하면 웰빙(well being)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개념입니다. 어떻게 죽어야 하나 고민하고 준비를 하게 되면 자연스레 잘 사는 방법을 깨우치게 되니까요.”
웰다잉은 어찌보면 웰빙의 마지막 단계이자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개념이다. 상담심리를 전공한 그녀는 웰다잉이라는 개념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졌다.
95년 경부터 호스피스 활동을 시작했고 현재는 한국호스피스협회의 임원으로 활동중이다. 그녀가 발표한 마지막 논문의 제목도 ‘임종환자를 위한 위기상담’이었다.
수많은 다양한 죽음을 보고 고민해 왔던 그녀는 최근 사회에 만연한 생명경시풍조가 안타깝기만 하다. 어린 학생들을 포함해 일반 성인들, 모두가 선망하는 유명 연예인이나 경제인들 조차도 삶을 비관해 자살을 선택하고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더군다나 충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 교수는 웰다잉연구소가 어르신들 뿐만이 아닌 청소년 이상 모든 이들을 사업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3~4년 전부터 천안시와 함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노을’, 노인복지관에서는 ‘아름다운 소풍길’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해 본 적이 있는데 호응이 대단했어요. 그 때 이 문화를 여러 연령대로 더 확산시켜야 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프로그램을 손보면 생명경시 풍조도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이미 작년 9월부터 50여 명의 전문교육강사를 양성했습니다. 지역의 관련단체들과도 적극적으로 연계를 펼칠 예정입니다.”
지역사회에 ‘잘 죽는 방법’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고민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최 교수는 강한 의욕을 보여 주었다.
“그동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를 해왔고 나름의 목표와 사업들도 세워놓은 상태입니다.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지역 문화의 정착을 위해 열심히 일할 계획입니다. 지켜봐 주세요.”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