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확산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여러 시민단체가 방역초소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구제역으로 살처분 된 우제류(돼지, 소)가 45농가 7만9657두(28일 기준)에 달하는 등 지역축산업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 특히 돼지는 전체 84농가 14만5820두 중 24농가 7만8366두 53.7%가 살처분 돼 축산농가 절반 이상이 원치 않는 폐업에 들어갔다.
AI 발생으로 살처분한 오리는 7농가 7만7940수로 전체 44농가 39만2223수에 19.8%에 달한다.
전체돼지농가 53% 살처분
천안시는 가축전염병예방법 제48조 및 살처분가축등에대한보상금지급요령 규정에 의해 지난 20일 32농가에게 33억500만원의 1차 보상금을 지급했다. 2차 보상금신청은 24일, 23농가 32억86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보상금 지급절차는 시청, 가축위생연구소, 농협 등 4명의 평가반을 구성, 보상평가를 실시 하고 농가가 보상금을 신청 하면, 충남도에 전달, 보상금을 지급하게 된다. 시는 보상금 정산금 지급을 오는 8월로 예상하고 있다.
보상평가는 살처분 된 당일 시세로 하기로 했지만 육류 가격이 폭등하자 15일부터 살처분된 가축에 한해 전년도 평균의 130%를 넘지 않는다는 농림부 시행령이 전달됐다.
또한 28일, 29일 소 170두에 대한 수매에 들어갔으며 돼지는 수매 희망두수를 조사 중에 있다. 수매 대상은 구제역으로 이동제한 적용을 받는 성거, 입장은 제외된다.
보상금이 지급돼도 붕괴된 축산농가가 회생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충남양돈농협 관계자는 “새끼돈 출하는 1년6개월이 걸리고 정상 출하 순환구조가 되기까지 2년에서 3년이 소요된다”며 “전국적인 구제역 발생으로 모돈이 부족해 구제역이 안정된 6개월 후, 돼지 가격이 지금보다 더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이유로 육류가격이 안정되기까지 많은 농가의 휴업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상금 지급기준에 없다는 이유로 보상이 보류된 ‘F1급’ 종오리에 대해 정부는 보상기준을 논의 중에 있다.
천안의 최초 AI가 발생한 풍세면 풍서리 오리농가를 비롯해 역학관계에 의해 살처분 된 나머지 3개 농가역시 모두 ‘F1급’ 종오리이다.
시 관계자는 “F1급 종오리에 대한 정부 보상기준이 마련하는 대로 보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염된 사료, 약품 방치
23일부터 28일까지 구제역 의심신고는 동면, 병천, 목천, 수신 등 7건에 달하고 있으며 이 중 1개 농가가 확진판정을 받는 등 바이러스 확산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오염된 사료, 약품에 대한 지침이 없고 방치된 채 있어 또 다른 오염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덕의 한 축산농가주는 “방역당국이 가축에 대한 살처분 후 매몰 작업을 하고 있지만 오염된 사료나 약품에 대한 별도의 지침이 없어 방치되고 있다”며 “오염된 사료와 약품을 함께 매몰해야 오염원이 완전히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포장된 사료를 제외하고 벌크(사료저장탱크)나 포장을 제거한 사료는 매몰처리하고 있다”며 “농가들이 포장 사료에 대해서는 오염되지 않았기에 매몰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백신접종으로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활동하고 있지만 설 명절 이후 2주가 지나기 때문에 점차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묘객 4만여명, 방역당국 잔뜩 긴장
시는 설 연휴를 앞두고 천안공원묘원 등에 약 4만여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 잔뜩 긴장하고 있다.
AI와 구제역 발생이 동남구 지역에 집중돼 있는데다 3만5900여기의 천안공원묘원을 비롯해 병천면 소재 풍산공원묘원 1만900여기, 천안추모공원 1404기 등이 구제역 발생지역과 인접해 있어 많은 성묘객들 방문으로 인한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시는 고향을 찾는 귀성객이나 조상의 묘를 찾는 성묘객들의 방문까지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공원묘원 입구에 임시 방역초소를 추가설치 운영하는 등 방역태세를 강화기로 했다.
시는 발생지역을 찾거나 친인척의 고향방문 자제, 이동 방역초소에서 차량을 서행운행 등 방역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시 관계자는 “구제역과 AI(조류독감) 확산방지를 위하여 성묘를 자제해 달라”며 “축산농가 방문을 자제하고 꼭 방문해야 할 경우 차량과 방문객에 대한 소독을 철저히 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