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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투병하는 명수, 엄동설한에

무너진 가정, 희망의 불씨를 키울수 있다면… 희망2011- 김명수(19·원성동·뇌종양)

등록일 2011년01월1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김명수 군. “안녕하세요. 명수 담임입니다. 우리 명수 좀 잘 부탁드립니다.”

백혈병소아암협회를 통해 뇌종양으로 투병중이라는 명수를 만난 건 지난주 수요일이었다. 키는 170㎝가 넘지만 몸무게는 50㎏도 안 되는 현수는 큰 수술 때문이었는지 머리카락이 들쑥날쑥 자라 있었다.
부모님 대신 현수를 챙겨주시는 현수의 담임선생님은 겉보기에도 맥없고 조용한 명수를 소개시켜 준 뒤 차분히 명수의 사정을 털어놓으셨다.
명수는 몇 차례의 수술과 투병기간을 거치면서 기운이 모두 빠져버린 듯 했다. 말수도 적은 현수가 한 일은 앞에 놓인 귤을 조용히 까먹는 정도였다.

어렵게 받은 수술, 안타까운 결과

명수가 발병한 것은 지난해 3월 경이다.

그전부터 어지럽고 머리가 아픈 증상이 있긴 했지만 그날은 몸이 영 이상해 꼬집어도 아무런 감각을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동네 병원, 지역의 대학병원, 서울의 큰 병원을 차례로 가다보니 머릿속 뇌의 통증을 관장하는 부분에 커다란 종양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뇌의 줄기세포 주변을 종양이 감싸고 있는 상황으로 제거를 하지 않으면 이내 위험해 지는 상황이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분당의 병원에서는 ‘장담을 할 수는 없지만 놔둘 수는 없으니 수술해 보고 이후 상황을 보면서 대응해 보자’고 말했다.

9월31일, 그렇게 해서 어렵게 받은 수술.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가 못했다. 워낙 위험한 부위여서 손대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인 터라 그저 해당 부위의 조직검사와 종양 옆 고여있던 물을 빼기위해 뇌와 위 사이에 관을 연결하는 수술을 한 것이 전부였다.

필요한 여러 가지 수술을 받고 방사선 치료 등을 한 이후, 눈을 돌리면 사물이 흐려 보이는 증세도 나타나고 잠도 무척 많아졌다. 보통 12시간 이상을 자게 되는데 말 그대로 기계가 ‘다운’되는 것처럼, 마치 전원이 나간 기계처럼 움직이지도 않고 어둠에 빠진다.

아버지는 행불, 어머니는 극심한 우울증

발병 전까지는 어렵지만 그래도 생활은 유지됐었다. 아버지는 공사장 현장에서 말단 관리자로 일했었고 어머니도 짧게나마 일을 하시곤 했다. 명수는 그동안 성적도 좋고 의지도 강한 아이로 알려져 있었다.

“공고에서도 1학년 때는 주로 인문과목을 하고 2·3학년이 돼야 전공을 집중적으로 공부합니다. 하지만 명수는 1학년때 필기시험 2개를 합격하고 실기를 준비중이었어요. 거의 드문 일이죠. 하지만 발병이후 실기는 보지도 못했고 겨우 출석일수 채워 진급한데 만족해야 했답니다” 담임선생님은 착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는 명수의 발병이후 가정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는데 있다.
아버지는 빚쟁이들에게 쫓기면서 연락이 끊긴지 몇 달이나 지나 행방불명 상태고, 어머니는 폐질환에다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극단적인 생각과 언행을 하는 중이다.
담임 선생님은 어떻게든 명수를 도와주려고 백방을 뛰어다니지만 부모님들이 이런 상황이다보니 구비서류 조차도 챙기기가 쉽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0만원을 내고 4가족이 살던 반지하방은 이미 보증금을 다 까먹고 180만원 정도의 집세가 밀려있다. 참고 참아왔던 집주인은 벌써 몇 달 전부터 나가달라고 요구하는 상황.
제 한 몸 추스르기도 힘든 명수의 어깨에는 가혹할 정도로 많은 짐들이 힘겹게 지워져 있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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