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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영(44·속옷전문점 보디가드 대표) |
한 참 속옷을 고르던 손님이 점주에게 “와이어가 없는 브래지어는 없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점주는 친절한 말투로 “저희가게에는 없지만 나가셔서 왼쪽으로 가시면 A라는 속옷가게와 B라는 속옷가게에 찾으시는 물건이 있을 겁니다”고 말했다.
이금영 대표는 자신의 가게에서 팔지 않는 속옷이라도 소비자에게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지난 1999년부터 온궁로에서 속옷전문점을 운영해온 이 대표는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개선으로 손님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지만 창업초기에는 남자사장을 보는 손님들의 시선이 안 좋을 때도 있었다고.
“속옷가게를 찾는 대부분의 손님들은 여성인데 남자사장이 여성속옷을 설명하고 있으니까 손님들의 시선이 좋을리 없었다. 그러나 아내가 옆에서 도와주고 ‘초지일관’의 자세로 친절함을 잃지 않았더니 단골손님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단골고객이 생겨나는 것보다 힘든 일은 단골고객을 유지하는 일이다.”
이 대표가 장사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반칙하지 않는다’이다.
이익을 남기고자 자기점포의 제품만이 최고라며 타점포의 제품을 비방하지 않는다는 것. ‘내 제품만이 최고의 제품이다’라는 생각은 초점을 ‘손님’이 아닌 ‘이익’에 맞춰둔 것이기 때문에 점포가 발전할 수 없다. 단골손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보화 시대에 맞춰 손님의 ‘Need’를 수집·제공해서 점포에 접목 시켜야 하며 손님이 쇼핑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도록 초점을 ‘이익’이 아닌 ‘손님’에게 맞춰야 한다.
“나 혼자만 잘살겠다는 생각으로는 손님들에게 외면 받을 수 있다. 이제는 장사도 서비스의 시대이며 더불어 잘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손님이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전달해 줘야 한다. 장사를 하는 사람이 내 물건만을 팔아야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문화의 거리와 온양전통시장에서 설자리를 잃어 갈 것이다.”
이 대표는 서비스 향상의 해답을 ‘내가 받고 싶은 대우를 손님에게 제공하라!’에서 찾았다고 한다. 장사를 하는 사람은 판매자인 동시에 소비활동을 하는 소비자인 것이다.
“장사하는 사람도 소비활동 시 제품 값에 대한 바가지를 쓰거나, 부당하게 무시당하거나, 구경만 하고 물건을 사지 않았다고 면박을 받으면 기분이 상하는 소비자이다. 소비자를 대할 때 손님을 ‘돈’으로 보지 않고 ‘내 자신’으로 생각해서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겠다는 각오로 2011년을 시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