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천안시는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
57만 인구가 사는 도시, 천안시는 하루에도 수많은 민원들로 들끓고 때론 거친 시위·집회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천안문화원이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수모도 겪었고, 6·2지방선거로 지역사회가 한동안 시끌시끌 했다.
본지는 2010년 한해를 정리하며 ‘10대뉴스’를 선정했다.
<김학수·이진희 기자>
사라진 천안문화원
2010년 2월5일(금) 오전 9시경 50여년의 천안문화를 지탱해온 천안문화원이 사라졌다. 문화원 앞마당은 행정대집행을 하는 시청 관계자들과 언론인 뿐, 슬퍼하는 일반시민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왜 없애야만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2006년 9월 당시 원장과 직원간의 갈등이 빚은 파행은 이후 몇 번의 정상화 노력에도 불구, 일부 사욕을 앞세운 사람들로 무산됐다. 이후 천안문화원에서 쫓겨나간 천안문화원 법인은 존재하나 지역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채 시민들이 기억하는 천안문화원은 더 이상 천안에는 없다. 천안시는 현재 환수받은 천안문화원 건물을 문화재단과 성정1동 주민센터로 이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6·2지방선거 ‘3선시장 배출’
지난 6월2일 전국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천안에서는 1명의 시장과 7명의 도의원, 18명의 시의원을 선출했다. 시장은 박빙의 접전 끝에 성무용 시장이 3선의 영예를 안았고, 기존 5명의 도의원들은 전원 교체되는 충격을 맛봤다. 현역시의원은 13명이 재도전해 11명이 당선됐다. 떨어진 2명의 의원마저 한나라당에서 무소속 출마한 이유와, 현역의원들의 각축전으로 벌어진 것을 고려한다면 당선율은 100%에 가깝다. 이번 선거에서는 전체적으로 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7·28보궐선거 ‘당선은 김호연에게로’
박상돈(자유선진당) 재선 국회의원이 ‘행정가’의 꿈을 실현시키고자 충남도지사 출마했지만, 안희정 민주당 최고의원에게 석패했다. 이에 따라 천안 을선거구는 6·2지방선거 한달 반만인 7월28일에 보궐선거를 치렀다.
투표결과 46.9%를 얻은 김호연(한나라당)씨가 당선됐다. 박완주(민주당·38.8%)와는 8%의 차이를 보였다. 자유선진당 후보로 나선 박중현씨는 삼보일배의 전략을 펴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14.3%를 얻는데 그쳤다. 유권자들이 뽑아준 의원 자리를 완주하지 못한 박상돈 의원을 탓한 표도 일부 있을 듯.
시장·시의장 ‘1심 아웃’
올해 발생한 사건사고중 으뜸은 성무용 시장과 김동욱 의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옷을 벗게 될 지 모른다는데 있다.
일단 1심에서는 둘 다 ‘아웃’됐다. 성 시장은 ‘징역10월’을 받았고, 김 의장은 선거사무장이 실형을 받은 영향으로 ‘당선무효’에 해당된다. 최근 엄격한 자대를 대는 선거법의 흐름상 2심이나 대법원에서 구제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은 작다.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내년 봄, 시장·시의장도 더불어 현직을 유지할 지 관심을 모은다.
흥타령축제·농기계박람회 ‘성공개최’
올해 천안시는 두 건의 대형축제를 개최했다. 지난해 신종플루로 취소했던 ‘흥타령축제’는 더욱 화려한 모양새를 갖췄고, 서울에서만 개최하던 ‘국제농기계박람회’를 천안에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천안시에 따르면 흥타령축제(10월5일~10월11일)는 184팀이 참여했고, 125만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이를 위해 오프닝공연을 슈퍼모델선발대회로 치르는 등 모두 24억70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혔다.
한편 국제농기계박람회(11월3일부터 6일)도 23만명이 다녀가는 등 천안시는 자체 평가보고회를 통해 성공개최로 밝혔다. 21억여원이 소요된 비용중 천안시는 6억여원을 부담했다.
기나긴 산통 끝, 초·중학생 무상급식안 타결
충남도6, 교육청4 비율로 재원분담키로
충남도와 충남도교육청이 친환경무상급식의 도입과 재원분담에 전격 합의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은 지난 12월15일(수)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내 초·중학교 학생 무상급식 지원을 위한 재원(식재료비, 운영비, 인건비) 약 1049억원의 분담 비율을 도(시·군 포함)6 대 교육청4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천안시에서도 2011년 예산안에 도비를 포함한 5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지난 21일 천안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내년에는 천안시 초등학생 4만3000여 명의 학생이 혜택을 받게 될 것이며, 2012년에는 면지역 중학생, 2013년에는 읍지역 중학생, 2014년에는 동지역 중학생까지 확대해 2014년에 초·중학교 무상급식이 완성될 전망이다.
천안시 전체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195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이에 대해 도교육청(50%), 지자체(50%)부담을 하게 됨에 따라 천안시에서도 50억원을 우선 편성했다. 추가 소요액은 향후 추경예산에 반영될 계획이다.
천안 일반계고입, 3년 연속 미달
예년에 비해 실속지원 두드러져
해마다 학부모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고입결과 올해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천안지역 일반계고 후기2차에서는 13개 학교 5550명 모집에 5532명이 지원해 18명이 미달됐다. 이미 12월3일 합격자가 발표된 천안지역 일반계고 1차 전형과 전기고등학교에서는 2847명 모집에 102명이 미달된 바 있다.
올해 아산 등 충남에서 천안으로 진학한 학생은 총 218명으로 전년 259명보다 41명이 줄어들었다.
천안교육지원청은 이번 고입 미달에 대해 타지에서 천안지역 일반계고와 전문계고에 진학한 학생들이 전년에 비해 101명이나 감소한데다 54명의 중학교 졸업자가 진학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천안교육지원청 심상희 장학사는 “북일여고의 사례에서 보듯 올해는 점수대가 높은 학교를 무리해가며 지원하지 않는 현상이 눈에 띄었다.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고 내신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올해는 매년 높은 선호도를 보였던 여고 3곳이 막판까지 모두 미달이었다. 이제 학부모님들이 고등학교의 네임밸류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미래를 내다보고 실속있는 선택을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성 교육감·김지철 교육의원 당선
높은 지지로 여유있는 승리
당선당시 김종성 교육감의 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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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지철 교육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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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대결로 치러진 제15대 충남도교육감 선거에서 김종성 교육감이 여유있는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김 교육감은 총 투표수 90만1880표 중 57만8991표를 얻어 69.23%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당선됐다. 경쟁자였던 강복환 후보는 25만7280표 득표로 30.76%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제15대 김종성 도교육감은 지난 7월1일(목) 취임식을 갖고 공식직무에 들어갔다.
김 교육감은 지난 6개월 동안 전국 최저학력의 현실을 타개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정책 집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갈등의 해소에서는 아쉬운 점 또한 남기고 있다는 평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직선 교육의원 선거의 승리자는 김지철 후보였다.
김지철 의원은 총 유효투표 수 19만3698표 중 8만1636표로 44.32%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류승호 후보가 5만5809표로 30.30%를, 조동호 후보는 4만6743표로 25.37%의 지지를 받았다.
김 의원은 등원이후 ‘충남도교육청 공직자 부조리 신고보상금 지급 조례’를 만들어 공직비리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데 이어 고교평준화, 학교장 업무비 문제, 학업포기학생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보이고 있다.
천안·아산, 불붙은 유통전쟁
인구 4만8000명당 1개꼴, 지역경제 잠식 우려
천안아산신도시의 개발과 더불어 지역 유통계가 대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천안지역의 마트와 백화점은 준비중인 것까지를 포함하면 11개에 달한다.
여기에 아산Y시티에 입점예정인 롯데마트까지 하면 사실상 12개라고 할 수 있다. 천안시민을 58만으로 봤을 때 4만8000명 당 1개 꼴인 것. 15만명당 1개가 적정하다는 연구결과에 비춰보면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얼마나 뜨거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미 영업중인 8개 외에 신부동에 이마트 터미널점이 들어오고 백석동 천안물류단지내 신세계 백화점이 1만5718㎡의 부지를 확보해 놨다. 펜타포트에도 지하 1, 2층에 5만6000㎡의 규모로 입점이 예정돼 있다.
15만명당 1개가 적절하다는 조사가 있는 것을 참고하지 않더라도 천안은 이미 유통시장의 전쟁터나 다름없다. 최근에는 특히 천안지역 백화점 간의 경쟁이 눈길을 끈다.
갤러리아가 12월 초, 천안아산역 인근에 센터시티점을 열고 일주일 간격으로 신세계 충청점이 옛 갤러리아 자리에 개점하면서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들의 경쟁은 업체간 자존심을 건 신·구도심의 상권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런 상황 속에서 지역경제를 보호하려는 천안시의 노력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안함과 백령도 사건, 천안·아산도 규탄·애도 물결
천안·아산 출신 희생자들, 안타까움 더해
지난 3월 천안함 사태에 이어 11월 이어진 북한의 백령도 도발은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 두 비극에는 천안출신의 희생자들이 포함돼 있어 지역민들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했다.
백령도에서 전사한 서정우 하사는 지난 2008년 단국대학교 천안 캠퍼스 법학과에 입학해 1학년을 다니다 군복무를 위해 휴학을 한 상태였다.
학교측은 서정우 하사의 넋을 기리기 위해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총학생회는 캠퍼스 내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학교 홈페이지에 별도의 추모게시판을 설치했다. 대학 홈페이지와 그의 미니홈피에는 애도의 글이 넘쳐났다.
11월25일 행정사무감사 중이던 천안시의회(의장 김동욱) 모든 의원들은 대북규탄결의문을 발표하고 학교에 마련된 분향소를 직접 찾아 헌화했다. 천안시 보훈단체 협의회도 ‘북한의 연평도 포격 규탄 성명’을 내고 울분을 토해냈다. 충남도교육청도 통일안보교육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 역시 많은 상흔을 남겼다.
당시 사건으로 승조원 104명 중 58명이 구조됐지만 추후 40명은 사망자로 확인됐으며 6명은 실종자로 남아 있다.
희생자 가운데는 김선호 일병은 집이 천안 쌍용동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지역주민들을 더 안타깝게 했다. 아산 둔포면 관대리에 살던 박석원 중사 역시 마찬가지다.
천안시와 천안함의 관계는 각별했다. 시는 지난 1990년 9월4일 천안함과 자매결연을 맺고 1998년, 2000년, 2003년 등 세차례에 걸쳐 천안시민들의 방문 행사를 가진 바 있다.
천안시청 로비에는 ‘추모의 벽’이 설치됐다고 25일에는 시민분향소가 설치돼 영결식이 열리는 29일까지 조문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