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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 최근 대입, 평준화가 대안이다”

학교별 수준차 적은 평준화가 대입에 유리

등록일 2010년12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대학별 입학전형이 급속하게 다양화 되면서 학부모들의 걱정도 커져만 간다.

봉서홀 가득 인파, 천안시 대입 설명회

지난 14일(화) 오후2시 천안시청 봉서홀에서는  ‘고3 학생을 위한 대학입시 성공전략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입시를 눈앞에 둔 800여 명의  학부모들이 대거 몰려 봉서홀 1층을 전부 메우다시피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2011 수능최종결과 분석과 2011 정시지원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설명회에서 강사로 나선 EBS 입시전문가 오종운씨는 수능점수대별 지원가능대학과 예상커트라인, 정시지원의 변수공략과 성공사례 등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많은 학부모들이 주요사항을 체크하고 필기하던 설명회장은 마치 일선 학원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이날 100페이지가 넘는 자료집과 함께 일간지 신문으로 12면 분량에 해당하는 커다란 표를 받았다. 가·나·다 모집군별 대학과 예상커트라인이 제시돼 있는 자료였다.
골라가는 재미가 아니라 후회없는 선택을 위해 골머리를 앓아야 하는 형편이다.

대학별 입학전형은 벌써 몇 년전부터 급속하게 다양화되고 있다.
수시의 비중이 커지고 입학사정관제 등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며 적응을 강요하고 있다. 여러 가지 변수가 비율을 달리해 판단기준이 되다보니 대학·학과별 전형 기준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고3담임들은 물론 입시전문가들 조차 최적의 답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연세대는 2011학년도 수시합격자의 30%를 입학사정관제로 뽑았다. 부산대도 수시 모집 최종합격자 1892명 중 1581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했다.
올해 전국 199개의 4년제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은 전체 모집정원의 39.3%인 15만124명이다. 전년대비 8500여 명이 감소한 수치다.
정시의 비중은 해마다 줄어들어 2012년 학년도에는 전체 대입정원의 62%가 수시를 통해 뽑히게 된다.

지난 14일(화) 오후2시 천안시청 봉서홀에서는 ‘고3 학생을 위한 대학입시 성공전략 설명회’가 열렸다.

고입이 변해야 대입도 살릴 수 있다

천안시의 대학입시설명회가 내리기 하루전인 13일 저녁 7시, 천안교육청 5층 대강당에서는 ‘천안고교평준화 학부모 설명회’가 있었다.

김지철 충남도 교육의원과 천안고교평준화 시민연대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천안지역의 고입선발방식의 개선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주최측은 이날 행사를 알리기 위해 1만4000장이나 되는 일간지에 삽지를 하고 시내 곳곳에 플랜카드 20장을 내걸고 다방면으로 홍보에 힘썼다고 하지만 전체 참석자는 100명에도 많이 모자라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규모와는 상관없이 입시와 관련한 부모들에게는 솔깃한 정보들이 넘쳐나는 자리이기도 했다.

쌍용고 구자명 교사는 최근 대입선발의 추세와 지역 고교들의 성과를 공개하며 대안을 제시하려 했다. 천안중 배영현 교사는 고입제도를 바꾼 타 지역의 대학진학률 변화 등 실증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역시 고입선발제도의 변화를 촉구했다.
김지철 교육의원은 그동안 고입제도 변화를 위해 활동해온 경과를 전하며 지역민들의 관심과 노력을 촉구했다.

“학교별 수준차 없어야 대입에 유리”

13일 천안교육청 5층 대강당에서는 ‘천안고교평준화 학부모 설명회’가 있었다.

“비평준화 지역인 천안은 고입부터 전쟁의 시작이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게 들어간 소위 명문 고등학교의 대학진학률은 어떤가. 학생·학부모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대학입시의 다양화 경향과 맞물려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쌍용고 구자명 교사는 수시, 입학사정관제 등으로 대학을 진학하는 비중이 늘어가는 현실을 지적하며 내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결과는 실증적인 자료로 증명된다. 

올해 10월초 발표된 서울대 수시 1차에서 아산은 5개 학교 12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학생들의 선호도 및 학력에서 절대우위에 있다고 자신하는 천안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최종결과에서도 아산에서는 9명, 천안에서는 단 4명의 합격자가 나와 지역 우수고교의 우수성에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서울대 수시모집중 지역균형선발전형은 고교당 최대 3명까지만 학교장 추천을 받아 지원할 수 있다. 사실상 자신이 재학중인 고교에서 문과, 이과 각각 전교 1~2등이 되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구자명 교사는 “이러러면 전 과목 내신성적이 3년간 거의 1등급 가까이 유지되어야 한다. 서울대의 경우 80점 만점에 최소 77~78점은 되야 하는데 소위 천안지역이 명문고에서는 우수학생들의 경쟁이 과열되다보니 작은 실수 하나로 과목별 내신이 쉽게 바뀌곤 한다. 사실상 현 고교체제에서 서울대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키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요약하자면, 고교평준화가 도입돼 학교별 수준차가 최소화 되어야 내신이 정상화 되고 학부모들이 바라는 명문대학의 진학률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평준화 도입 후, 명문대 진학률 높아진 지역들

“비평준화시절 목포에서 명문고를 지원했다 탈락해 후기고로 간신히 진학했었다. 나이 50이 다된 지금도 당시 고등학교를 다니며 느꼈던 부끄러움과 아픈 추억은 상처로 남아있다.”
개인적인 소회로 관심을 환기시킨 배영현 교사는 평준화를 통해 변화된 지역의 사례들을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그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02학년도부터 평준화를 도입한 경기도 군포시의 경우 2005년 입시에서 서울대, 연·고대, 포항공대, KAIST의 진학률이 평준화 전 41명에서 평준화 후 75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군포시는 이런 결과가 나오자 외국어고를 유치하려던 기존 계획을 포기하고 공교육 지원에 나서 학교당 5000만원의 장학금과 우수인재 유치장학금을 배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2000~2002년 평균 서울대 합격자가 42명이었던 울산시도 2003년 처음 평준화 제도하에서 졸업생들이 나오며 예년보다 대거 늘어난 68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고 2010년에는 76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목포, 순천, 여수 등지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물들이 제시됐다.

배영현 교사는 평준화제도가 교육의 시장화를 막아주는 방파제임을 강조했다.
“소위 ‘있는 사람’들의 우월한 경제력은 곧 교육상품구매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게 만드는 평준화는 도농간, 학교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명문고 중심의 학연주의를 극복하게 만들어온 힘이다. 비평준화 제도는 공교육을 약화시키고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나는 ‘교육의 시장화’를 가속시키는 속성을 가진다. 현재 전국에서 천안지역이 가장 많은 사교육비가 지출되는 지역으로 조사되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높아지는 평준화 요구, 늑장부리는 도교육청

천안과 함께 평준화를 추진하다 실패했던 경기도 안산, 강원도 강릉 등이 2012년 평준화를 시행하게 되면서 이제 평준화가 안 된 유일한 지역은 충남뿐이다.
김지철 교육의원은 “수차례 고교평준화와 관련한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주장하고 실무협의를 위한 민간협의체 구성에도 시민단체의 참여를 타진하고 있지만 여러 면에서 추진의지조차 의심되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충남도교육청은 내년도에 지역 여론조사를 가진 뒤 찬성비율이 70%를 넘어야 제도를 도입한다는 내부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준화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이같은 도교육청의 자의적 기준이 ‘횡포’에 가깝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지철 교육의원은 “일반적인 의사결정 원칙은 과반수다. 2006년 강원도교육청이 벌인 여론조사 결과, 원주시가 54.4%, 춘천시 54%, 강릉시가 55.4%의 찬성률을 보였다. 2차 여론조사 결과도 찬성이 58.6%가 나왔지만 강원도교육청은 2012년 평준화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천안시는 지난 2006년에도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평준화 찬반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55.7%, 반대 37.9%, 모르겠다가 6.5%로 나왔었지만 찬성의견이 높지 않다는 도교육청의 자의적 판단으로 평준화 추진이 사실상 유야무야 된 바 있다. 

김지철 의원을 비롯한 고교평준화 시민연대는 ‘현재로써는 가능한 많은 찬성을 이끌어내는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펼칠 계획’이라며 ‘아파트 부녀회를 비롯해 불러만 준다면 어느 곳이든 찾아가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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