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 차량등록사업소의 모습.
밀린 과태료 한번에 부과한 결과 올 징수율 5%도 안돼
천안시가 지난 4년여 동안이나 무보험 차량 관리에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천안시에 현재 등록돼 있는 차량은 22만1000여대. 이들중 무보험 차량으로 추정되는 차량은 적어도 2만대 이상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무보험 차량의 경우 사고가 났을 때 피해자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없어 그야말로 이중적인 아픔에 울 수 밖에 없다. 책임보험 미가입 차량은 자동차검사도 받지 못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무보험 차량들은 그야말로 길 위를 돌아다니는 시한폭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보험 차량의 처리와 관련해 시는 보험개발원으로부터 자료를 받은 뒤 ▶가입촉구서 발부 ▶과태료 부과예고 통지 ▶과태료 부과 ▶독촉 ▶압류 등 체납처분의 과정을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지난 4년간 과태료 고지서는 무보험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담당직원이 해당 업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량등록사업소는 지난 1월 세외수입담당자 워크숍에서 이런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뒤늦게 과태료 부과에 나섰다. 천안시 차량관리사업소는 지난 2월에서야 약 1만5000대에 대해 4년여간 밀린 과태료를 부과했다.
일부 민원인들은 “해당 차량을 매각한 것이 몇 년 전인데 이제 고지서가 오느냐”는 민원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올해 보험 미가입으로 과태료를 부과한 차량은 올해 10월말 까지만 3만983대에 금액으로는 47억4382만원에 달한다. 2009년 한해 1만7583대에 4억7144만원을 부과했던 것에 비하면 차량은 2배가 넘고 과태료는 10배가 훌쩍 넘는 규모다.
밀린 과태료를 한번에 부과하다보니 체납액이 2009년의 20배가 넘는 40억4116만원에 달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천안시차량관리사업소에 잡혀있는 총 체납 과태료는 8만3488건이고 금액은 128억7700만원에 달한다. 이중 100만원 이상 고액체납자가 2만5100건에 56억1500만원을 미납해 전체의 43.6%를 차지하고 있다.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갱신날로부터 1일~10일까지는 1만5000원, 11일부터는 하루에 6000원씩이 붙어 최대 9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책임보험은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에 대해서만 보상해주도록 되어있는 최소한의 장치다. 이 조차도 가입하지 않은 무보험 차량을 운행하다 적발된 개인에게는 4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검찰에 송치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최고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 질 수 있다.
그러나 범법자 양산 방지 차원에서 미보험가입 차량을 운행한 경우에도 범칙금을 납부하면 형사처벌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맹점아닌 맹점이 있다.
무보험차량은 물론 미검사 차량 또한 문제다.
천안시에서 2년 주기로 받아야 하는 자동차 검사를 받지 않는 차량은 전년 6902대였고 올해 10월까지도 5886대가 검사를 받지 않아 과태료가 부과된 상태다.
현재 천안시차량등록사업소는 문화동에 18명(기능직7), 북부출장소에 6명(기능직4)이 근무중이다. 규모가 비슷한 타 시군에 비해 조직 및 예산도 부족한 편인데다 담당팀장의 개인적인 어려움도 있어 징수팀을 신설해야 할 필요성이 시급하다.
궁극적으로는 무보험차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지자체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보험신문에의 자료에 따르면 무보험 차량은 2001년 47만대에서 매년 증가해 2004년 85만대, 2008년 92만대에 이르고 있으며, 뺑소니 사고를 포함해 무보험 차량의 피해자는 매년 1만2000명을 초과하고 있다고 한다.
천안시의 적극적인 개선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