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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운명’ 탓인가

‘운명’ 탓인가

등록일 2004년07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최근 어려운 사회현상을 반영하듯 무속인을 찾아 상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태조산 산신제 살풀이 장면>. 무속신앙체험최근 어려운 사회현상을 대변하듯 무속인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한다고 한다. 천안지역에만 1천명 이상의 무속인들이 그들의 신을 모시며 활동하고 있다.최첨단 과학이 발달된 현대에도 무속인들이 모시는 신이나 그들의 신통력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확한 물증이 없기 때문에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영원한 수수께끼다. 본보는 여름철 특집으로 그 신비한 현상들을 (사)전통문화선양회 한국무속보존협회 무속인들의 협조로 취재에 들어간다.무속인 천안에만 1천명, 막히고 뒤틀린 인생 한풀이도 가지가지최근 MBC 방송사의 일일극 ‘왕꽃 선녀님’은 어느 날 갑자기 ‘신내림’을 받은 여대생이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진짜 친엄마가 무당임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 운명과 ‘업’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방송 드라마 최초로 ‘무속’을 주제로 다룬 만큼 굿판이 벌어지고 귀신이 등장하는 등 심상찮은 드라마 전개로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갈수록 어렵고 힘든 사회 환경에 지친 현대인들이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일러주는 각종 민간신앙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심지어 신문 한 귀퉁이에 자리잡은 ‘오늘의 운세’를 보지 않으면 하루시작을 불안해하는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고. 무속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은 매우 다양하다. 종교적 차원에서 배타적인 계층이 있는 반면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람까지. 무속인들은 사업, 궁합, 택일, 관상, 사주, 취직, 승진, 매매, 이사 등 생활의 중대사에 신령의 힘을 빌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기도 한다.무속인을 찾은 어느 간절한 사람은 자신이 처한 모든 불행한 일들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기엔 너무나도 억울하다고 말한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또는 ‘이렇게 될 줄이야’ 때늦은 후회를 하기도 한다.모든 이들에게 공통된 사항이 있다면 악운은 피하고 길운만 찾아오길 바라는 그 간절한 마음이다. 이들을 대신해 무속인 들은 신과 대화를 나누며, 복을 빌어주고 악운을 막는다는 부적을 써주고 굿판을 벌이기도 한다.(사)전통문화선양회 한국무속보존협회 충남지회(무속회) 이규태(44) 회장에 따르면 천안지역도 최근 무속인을 찾는 상담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반면 신에 대한 정성(금전사례) 표현은 현저히 줄고 있다고. 생활속의 민간신앙무속인은 자신이 섬기는 신으로부터 능력을 빌리고 그 능력으로 사람들의 고통이나 한을 풀어주며 생활한다. 상담인에게 마음의 평온을 찾아주는 방법으로 부적을 써주거나 굿을 하면서 상담인의 불안요소를 없애주는 것이다. 이러한 일을 하는 무속인들은 전국 30만명 이상, 충남 3만명 이상, 천안 1천명 이상으로 추정된다(한국무속보존협회 충남지회 이규태(44) 회장이 추정한 국내에서 활동 중인 현역 무속인 숫자다).한국무속보존협회 천안지부에 회원으로 등록한 무속인만도 3백명이 넘는다. 주택가 골목마다 천왕대(태극기와 함께 흰기, 붉은기를 높게 세운 장대)를 세워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천안은 중앙시장을 비롯한 재래시장, 구도심가 등에 밀집된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일부는 대자연의 정기가 크다는 산속에 도량을 차리고 상담인을 맞기도 한다.대개는 자신에게 내려온 신을 받아들이거나 대물림 형태로 수련을 쌓아 무속인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다.무속인의 길로 들어선 사람들 중 상당수가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신내림을 받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 일반인과 똑같은 직장인, 학생, 자영업자, 사업가 등의 모습으로 생활하던 이들에게 어느날 과학이나 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힘이 작용하게 된다. 육체적·정신적 고통은 끝없이 찾아오는데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혼란과 좌절을 겪게 된다. 그러다 신을 받아들이며 안정을 찾고 자신에게 찾아든 영적인 힘을 이용해 자신 이외의 또 다른 일반인에게 신력을 나눠주는 것이다.상담자들은 불치병을 고쳤다거나, 위기에 처했던 사업운이 풀리고, 부부나 대인관계가 개선되는 등 신비한 일들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것이 소문이 나면 족집게 또는 용한(신통력있는) 무속인으로 평가받고 유명인사가 되기도 한다.첨단 과학이 발달된 현대에도 무속인들이 모시는 신이나 그들의 신통력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믿거나 믿지 않거나 양자 모두 정확한 물증이 없기 때문에 영원한 수수께끼 일수밖에 없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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