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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은 반만년 역사의 발자취

역사의 발자취

등록일 2004년07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힘들고 지친 영혼 달래 평온한 안식처로인터뷰 이규태·(사)한국전통문화선양회 한국무속보존협회 충남지회장이규태(44·의왕법사) 회장의 작두타기는 전국 무속인 중에서도 으뜸으로 인정받고 있다. 시퍼렇게 날이선 24개의(12달 24절기 상징) 작두날로 12계단을 만들어 오르는 경지는 경이롭기까지 하다.전국 무속행사에서 그가 보이는 신기는 방송을 비롯한 각종 매스컴의 집중조명을 받으며 무속의 신비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무속인의 길을 걷게된 계기는- 90년대 초반까지 의류공장을 운영하며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귀에서 알 수 없는 소음(신령의 소리)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수면장애가 시작됐고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정신병자 취급을 했다. 기독교인인 어머니가 나를 위해 기도해 주셨다. 정신병원과 기독교에서 운영하는 기도원에서 생활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내 몸과 마음은 더욱 괴로워졌다. 내 몸에 생각지도 못한 신을 모셔야 한다는 두려움과 거부감으로 3년 넘게 고통과 혼돈의 세월을 보냈다. 거부할수록 더욱 고통은 커져갔다. 결국 신을 모실 수밖에 없는 운명을 받아들였다. 처음엔 어머니의 상심과 좌절이 크셨지만 지금은 서로의 신앙을 존중하는 단계다.이후 대전에서 수양이 깊은 보살님에게 내림굿을 받았다. 그때부터 다시 마음의 평온과 안정을 찾기 시작하며, 내 몸에 알 수 없는 기운이 생겼음을 느꼈다.▶날이 선 작두위에 오르며 다친 적은 없는가. 불안하거나 두려움은 없는가- 작두타기는 이롭지 못한 잡귀에게 겁을 줘 몰아내는 것과 신의 위력을 증명하는 의미를 갖는다. 작두타기에서 무당이 피를 보이거나 하면 부정을 탔다고 해서 그날 굿을 멈춘다. 그러나 전국 무속 행사에서 5번 선보인 작두타기 모두 단 한번도 피를 보인 적이 없다.날이 선 작두위에 일반인이 맨발로 오른다는 것은 상상 자체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그러나 내 몸에 내려온 신령께서 몸을 가볍게 만들어주며 모든 능력을 불가능이 없는 신의 경지로 만들어 준다.과학적인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KBS 기획팀 방송 카메라가 작두날과 발이 맞닿는 장면을 집중촬영했지만 놀랍다는 말 이외에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무속을 미신이라고 천시하는 시각도 있다. 또한 무속인들의 사기범죄도 적지 않은데.- 무속은 단군이래로 우리민족과 함께해온 전통 토속신앙이다. 우리의 생활이며 안식처여야 하는데 너무나도 억울하고 큰 희생과 함께 소외받았다.국태민안을 기원하며 제사지내던 남산의 ‘국사당’이나 각 마을의 ‘성황당’을 일제시대 미신이라며 철거한 일본인들이 ‘신사’를 지어놓고 참배를 강요하지 않았던가. 일제치하에서 36년간 그들의 교육을 받은 자들이 해방이후 정치권력을 잡고 일제보다 더한 무속탄압을 가했다.무속은 종교를 떠나 우리의 문화예술이며 숨결이 녹아있는 소중한 전통이다. 정통 무속인들은 누구를 해롭게하는 비술을 금기시한다. 억울한 원혼은 달래고, 다친 영혼을 어루만져 준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할 준비도 돼있다. 정말 큰 사기꾼은 불교나 기독교 단체에서도 있을 수 있고 정치권에서도 볼 수 있으며 우리 이웃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무속인과 관련되면 지나치게 과장되고 부풀려지며 사회적 파장이 큰 것이 사실이다. 결국 모든 무속인들이 억울한 시선을 받아왔다.▶무속인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에 대해서- 사람들 누구나 전성기가 있고 슬럼프가 있다. 무속인들의 역할은 전성기가 지속되고 슬럼프가 오지 않도록 기도해 주는 사람으로 생각해주길 바란다.사업도 열심히 하면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거기다 무속인들이 초자연적인 힘을 빌어 더욱 큰 힘을 실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수맥이나 전자파 등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한다. 보이지 않는 초자연적인 힘 또는 귀신의 존재를 믿으라고 강요하긴 싫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평안을 주기위해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운용하는 그런 사람들로 봐줬으면 좋겠다. 지난 2002년 월드컵경기 당시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우리대표선수들이 이기길 바라는 것이었다. 그러한 간절한 마음들이 보이지는 않지만 선수들에게 힘을 줬다는 믿음은 가질 수 있지 않는가. 보이지 않지만 간절하게 기도하는 ‘마음’처럼 형상은 없지만 ‘신, 에너지, 기운’ 등을 적절하게 이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 무속인이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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