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체전을 기원하며 시민들이 게시판에 축원문을 쓰고 있다.
오룡경기장서 아라리오 광장으로 1만여 시민 대성황
“전국체전의 성공개최를 확신합니다.”
지난 1일(일) 천안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시민 걷기대회에 1만여 인파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천안시와 충남도는 100일 앞으로 다가온 전국체전의 전 도민 참여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2001M 걷기대회를 비롯, 차량과 사이클을 이용한 시가행진을 벌였다.
시가행진은 참가자 전원이 2개 코스로 나눠 체전홍보깃발, 피켓, 현수막 등을 흔들며 아라리오 광장으로 향했다.
오룡경기장-교보사거리-버들육거리-천안역을 거쳐 아라리오 광장으로 향한 일반 시민들과 모범운전자, 자전거생활진흥회 충남지부회원, 마라톤 동호인들이 참가해 쌍용대로를 경유해 방죽안 오거리로 진입해 아라리오 광장으로 들어오는 행렬은 아라리오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각 기관단체장과 지역인사, 이·통장, 자원봉사자, 학생, 일반시민 등은 그동안 무관심할 것으로 우려했던 시민참여 부분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다.
이날 천안시는 걷기대회를 마친 시민들에게 자체 생산한 꽃묘를 나눠주고, 지역 백화점과 대형할인매장에서 후원한 TV, 냉장고 등 1백여점의 경품을 추첨을 통해 나눠줬다.
성공기원 자유게시판
D-100일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큰 관심을 샀던 것은 전국체전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자유게시판.
많은 시민들이 게시판 앞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가 축원문을 쓰기 시작했다. 충남을 사랑하는 도민들의 하나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린이부터 주부, 노인까지 저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천안체전의 모습을 표현했다. 흰 종이는 순식간에 글씨로 빼곡이 들어찼다. 가득 찬 글씨사이를 헤집고 또 다른 글을 쓰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진한 향토애가 묻어났다.
또한 천안시는 자체 생산한 꽃묘를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아라리오 광장앞에서 보따리를 풀자 순식간에 준비한 물량이 바닥났다.
바닥난 기념품 항의사태
천안시는 이날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나눠줄 티셔츠 2천매, 손수건 3천5백매, 체전배지 2천5백개, 교육용 CD 6백개, 경품권 등을 마련했다. 그러나 당초 2천명 정도로 예상했던 참가인원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자 기념품 증정을 둘러싼 시비가 일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모든 참가자에게 나눠준다고 약속한 기념품을 왜 주지 않느냐며, 체전준비상황실을 찾아와 항의하기도.
임연숙(34·천안시 쌍용동)씨는 “평소 주말에 늦잠 자는 아이들을 깨워 온 가족이 동참하기 위해 나왔다. 기념품을 받아 자녀들에게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며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우울해 있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진땀 흘렸다. 기념품은 상품가치가 크고 작은 것을 떠나 기분문제 아닌가.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천안시 관계자에 따르면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며칠 간 항의전화가 빗발쳤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지역주민과 단체에 참여를 유도했던 일선 읍·면·동 관계자들도 기념품이 바닥나자 당혹해 했다. 체전상황실을 찾은 한 관계자는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협조가 곤란하다. 인솔해 온 회원들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관중동원에 성공했다는 사실로만 자아도취 돼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러한 결함이 성공체전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시민들에 대한 작은 약속의 실천과 배려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