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청 사회복지과 박미숙(41) 계장은 2년전 기억이 새롭게 떠올랐다.
잊혀져 가던 그때 일이 새롭게 떠오른 것은 지난달 25일(금) 천안시청 사이트에 올라 있는 ‘박 계장님의 따뜻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한 통의 편지를 접하면서부터다.
박미숙 계장이 이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고향을 떠나온 한 가족이 천안시 사회복지과에 도움을 청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그들이 연고도 없는 천안시에 아무런 계획도 없이 오게 된 것은 오로지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목숨만을 유지하기 위한 처절한 상황이었다.
당시 그들 가족은 아픈 어머니와 고교를 졸업한 딸, 그리고 9∼10세 가량 된 남자 아이 세 사람이었고, 매우 힘들고 지쳐 있었다.
딸은 취업을 위해 주민등록등본을 발급 받으려 했지만 이미 말소된 상태였다. 또한 그들은 심한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고, 아버지가 자신들을 추적해 올까 두려워 주소지도 갖지 못하고 있었다.
상담을 맡은 박 계장은 그들의 호적을 살려주었다. 또한 아버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소지를 가정폭력상담소로 옮겨주었으며, 막내가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줬다.
한때 일이 순조롭게 진전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곧 막내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그 고통스럽던 좌절의 나날을 딛고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생활하고 있다는 소식을 딸로부터 받고 긴 안도의 한숨을 토했다.
지난 88년 공직에 몸담기 시작한 박 계장은 10여년간 사회복지과에 근무하며, 이번 같은 사연을 수없이 접해왔다. 그럴 때마다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박 계장은 이번 같은 밝은 소식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