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중독치료의 신기원을 이룩한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농약중독연구소 홍세용 교수가 농약중독 환자를 돌보고 있다.
6시간 이내 응급치료시 생존률 70%“농약은 종류에 따라 독성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농약을 마셨는지 알면 그 치료법을 찾는 데 보다 희망적이다. 농약을 마신지 6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생존률을 70% 이상 올릴 수 있다.”최근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농약중독연구소(소장 홍세용 교수)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매일 전국에서 3∼4명의 농약중독환자들이 찾는가 하면 치료법을 전수받기 위한 의료진의 행렬도 끊이지 않고 있다.모두 농약을 비롯한 독극물중독 치료에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홍세용 교수를 만나기 위해서다.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홍 교수의 의술이 알려지며 순천향대학 천안병원을 찾는 농약중독 환자들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2000년 2백52명, 2001년 3백68명, 2002년 4백77명으로 최근 3년간 1천명 이상이 농약중독 연구소를 찾아간 것으로 집계됐다.올해도 역시 농약중독환자가 늘고 있다. 우기가 길고 무더위가 덜했기 때문에 농약중독환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올해는 예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지난 7월까지 순천향대학 천안병원 농약중독연구소를 다녀간 환자만도 3백명이 넘었다.농약중독연구소 홍세용 교수팀으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는 농약중독환자들 중 절반이 넘는 이들이 제초제 ‘파라콰트(Paraquat:그라목손)’ 중독 환자다.그라목손은 원액 20%를 1∼2방울만 섭취해도 사망에 이를 정도로 맹독성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자살 목적이나 취급 부주의로 그라목손에 중독되는 사람이 수백명에 이르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해독제나 치료법이 없어 대부분 사망하고 말았다.그러나 1993년 농약중독환자들의 치료는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8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홍 교수의 농약중독과의 싸움이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그라목손 등 맹독성 농약이 몸속에 침투됐을 경우 ‘모든 환자는 죽는다’는 학설이 홍 교수의 끈질긴 연구결과로 ‘반드시 진행을 멈추게 할 수 있다’로 바뀌었다.그라목손과 같은 맹독성 농약일지라도 두 모금(약400cc) 이하의 양을 음독한 경우 6시간 이내만 치료를 시작하면 약 70%가 넘는 환자들을 살려낼 수 있다는 홍 교수의 연구결과는 1994년 학회에 발표됐고 그 때부터 홍 교수는 전국 의료진으로부터 주목의 대상이 됐다.이후 농약중독 연구소가 지금까지 발표한 연구논문은 수십여편. 그 중 상당수 논문이 SCI 등 국제 학술지에 실렸을 정도로 끊임없이 명성에 걸맞는 업적을 쌓아가고 있는 연구소는 풍부한 임상경험을 축적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시판되는 모든 종류의 농약에 관한 정보 또한 가장 완벽하게 구비하고 있다.1998년 3월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판되는 3백여종의 농약에 대한 성분분석에서부터 각각 독성과 그에 따른 치료법 등을 담은 농약중독치료지침서를 발간하는 한편, 1999년부터는 홈페이지(www.schch.co.kr)를 개설했다.요즘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은 농약중독 치료의 메카로, 홍세용 교수는 농약중독 치료의 아버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