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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박람회 풍요속 빈곤 실감

취업박람회

등록일 2003년10월1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이고, 고급인력은 취업난에 고민하는 현실이 천안의 시급히 해결해야할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자리도 없고, 일할 사람도 없고“깔끔한 사무실에서 말쑥하게 차려입은 엘리트 샐러리맨 몇몇이 한가로이 잡담이나 주고받는 모습, 자판기 앞에서 남·녀 사원이 눈맞아 로맨스를 연출하는 장면, 주말이면 멋진 스포츠카 몰고 산이나 들에서 가족여행을 즐기는 모습 상상만 해도 멋지잖아요.” 예비 취업자들이 꿈꾸는 가상의 현실세계다.“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친숙하게 접해왔던 샐러리맨들의 한가롭고 여유있는 장면들이 자신의 현실과 이상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취업과 담을 쌓게 만드는 것 같아요. 현실은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투쟁이니까요. 공장이나 들녘의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아름답게 비춰주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까. 마치 60∼70년대 국정홍보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모습들이죠. 그렇지만 누군가 그 곳을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성실하고 젊은 일꾼을 기다리는 어느 중소기업 인사팀장의 넋두리다.지난 29일(월) 천안공업대학에서 열린 2003 취업박람회장 모습은 당초 예상보다 인력난과 취업난을 실감케 했다.이번 취업박람회장은 1천여명 이상의 구직자들이 다녀갔다. 지역 중소기업 50개 업체에서도 이번 행사를 통해 3백여명의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었다.그러나 취업박람회가 진행되는 4시간 동안 단 한명의 구직자도 찾지 않는 업체가 있을 정도로 구인업체와 구직자간의 눈높이가 달랐다.국내외 불투명한 경기전망 속에서도 고학력자의 취업난과 중소기업의 구인난은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도 빗나가지 않았다.충남북부상공회의소 조한철씨는 “건국이래 최악의 위기라는 IMF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불안한 고용시장은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맞물려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고 말했다.구인행사에 참가한 입장면소재 K사 윤모 과장은 “수출물량 증가로 신규설비투자를 실시했으나 인력충원이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성거읍 S사 김모 부장은 “잦은 이직으로 연중 구인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그러나 항상 적정 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답답하기는 구직자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은 물론 지역에서는 제법 잘나가는 기업으로 평가받아 이름만대도 알만한 기업체들의 참여는 전무했다.취업 재수생을 포함한 천안지역 11개 대학에서 배출된 수만명의 고급인력들을 지역의 기업체에서 수용하기엔 많은 한계가 따랐다.이날 구직행사에 참가한 단국대학교 졸업반 김모씨는 “자신이 몸담을 직장을 선택하는 순간에 적성이나 장래성을 무시한채 눈높이만 낮추라는 식의 취업상담도 문제가 있다”며 “처음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취업재수를 하더라도 어느 정도 조건을 맞추겠다”고 말했다.이날 예비취업자들 중에는 30∼50대의 중장년층 재취업자들도 상당수 차지했다. 이들은 20대의 사회 초년 그룹과는 달리 ‘웬만하면 일하겠다’는 자세를 견지했다.신나게기업하는 분위기 조성을 구호로 2천여개 기업체가 조업중인 천안시에 인력조달이 힘들다는 점과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풍부한 대학의 인적자원이 일자리를 얻지 못해 고심한다는 점은 지역의 또 다른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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