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으로 오세요”천안 남산중앙시장의 한 노점에서 햇밤과 솔잎을 파는 상인의 모습에서 푸근한 고향이 느껴진다.
시민표정 양극화, 이웃사랑 손길에 위안최대명절 추석이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버스 도착시간에 맞춰 마을 입구까지 달려나와 손주를 품에 안는 할머니 모습은 찾을 수 없지만 고향은 언제나 푸근하게 와닿는다. 그러나 올해는 고향을 찾는 시민들 표정이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체불임금을 받지 못해 신음하는 노동자들 얼굴이 어둡다. 적십자봉사관 무료급식소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생활능력을 잃은 60∼70대 노년층이 아니다. 어느새 20대 젊은층까지 확산됐다.예년보다 이른 추석에 햇과일과 햅쌀 출하를 서두르던 농심은 햇빛을 기다리다 주저앉아 버렸다. 일조량이 가장 많아야 할 시기에 하루가 멀다하고 내리는 비는 영농의지마저 꺾어버린 듯 하다.생산현장의 농민들 한숨이 곧바로 도시 서민층으로 이어진다. 이른 추석 탓에 제철보다 앞서 출하되는 제수용품 가격이 만만할리 없다. 만지고 또 만지고 몇 번을 망설이다 돌아서는 서민들의 한숨이 깊다.예년 같으면 추석대목을 한참 준비할 재래시장 상인들도 일손을 놓고 있다. 계속된 궂은 날씨로 손님은 커녕 행인들조차 줄어 버렸다며 울상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매장의 고가 브랜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명절을 맞는 시민들 표정이 극과 극을 보여주기도 한다.한편에서는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주는 미담소식도 들려온다. 무연고 묘소를 찾아 벌초를 해주고, 고향 찾을 출향인을 위해 거리환경미화에 앞장서는 시민 활동이 늘었다. 어려운 가운데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생필품과 격려금을 전달하는 보이지 않는 손길. 중증장애인과 무의탁 노인을 위해 사랑의 떡광주리를 나눠준 사회단체.명절뿐만 아니라 수시로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며 사랑을 전달하는 개인이나 단체들이 추석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