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무지개 바라보면
내 마음 뛰노라.
나 어려서도 그러했고
어른 된 지금도 그러하고
나 늙어서도 여전히 그러할 것이네.
영국의 윌리엄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1770~1850) 시인의 명시다. ‘무지개’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한 것이 있을까. 그래서 세계인의 애송시가 되었다.
무지개는 어른들의 동화다. 아이보다 더 좋아한다. 어릴 적 보았던 ‘무지개’는 첫사랑의 설레임처럼 기억속에 머무른다. 무지개란 ‘화인’이 찍혀있다. 아이의 무지개가 설레임이라면, 어른의 무지개는 설레임에 그리움까지 보태어 있다.
무지개를 찾아 다니시나요
돌고도는 생활 하시나요
헛된 모든 꿈을 다 가지고
주님 발앞에 모두 놓아요
학창시절, 교회를 다니던 친구는 이 노래를 자주 흥얼거렸다. 그러다 보니 어느샌가 나에게도 전염이 되었다. ‘무지개를 찾아 다니시나요?’ 누군가 나에게 자꾸 묻는 듯했다.
‘아, 저요?’ 하고 대답한다.
왜 무지개를 찾아다닐까? 그 무지개는 멋진 집이었고, 멋진 옷이었으며, 당시 1년에 한번이나 먹을까 말까 하던 소고기다. 누군가에게는 로또이기도 하고, 이상향이며 동경의 대상이다.
무언가 닿지 못하는, 보이기는 하되 그 너머로 갈 수 없는 곳. 하지만 그 모든 것이 ‘헛된 꿈’이라 했다. 파랑새를 쫓아 떠나는 소년이다. 무지개를 찾을 수 있다면 최고로 좋은 것이지만, 찾을 수가 없기에 헛된 것이 된다.
그런 무지개가 오늘 2023년 8월9일 오후 7시20분, 천안도심에 둥근 대보름처럼 활짝 떴다.
나에게는 설레임과 그리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