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태 영/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2년·뫼사람 회장‘뫼(산)사람’들이 뫼사랑을 실천하는 현장을 찾았다.뫼사람은 충남 홍성군 홍동면 소재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학생들이 조직한 동아리 이름이다. “해변대 힘내세요. 해변대의 명예를 걸고 홧팅!”로프에 의지해 인공암벽을 오르는 최상업 교사를 향해 학생들이 외치는 응원의 목소리다. 최 교사는 해병대 출신이란다. 그래서 학생들이 익살스럽게 붙여준 별명이 해변대 선생님이다. 해병대가 들으면 항의할 일인지 모르지만 선생님의 밝은 표정을 보니 그다지 싫은 눈치는 아니다.“리재웅 언니! 멋지다. 침착하게 잘 해요”암벽을 기어 오르고 있는 리재웅(3년) 학생은 여자? 아니다. 리재웅 언니는 지난해 뫼사람 동아리를 창설하고 이끌어온 씩씩하고 멋진 남학생이다. 응원과 격려를 보낸 목소리의 주인공인 전태영(2년·뫼사람 회장·사진 가운데) 학생이 여자다. ‘언니’라는 말이 언제부턴가 어린 여성이 손위 여성을 칭하는 말로 한정돼 사용되고 있지만 원래는 형(兄)을 칭하던 말이었다고 한다.이들 뫼사람 동아리 학생 7명이 최상업 지도교사와 함께 1박2일 일정으로 천안시 삼룡동소재 대흥산업(대표 김장수)에 설치된 인공암장을 찾았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암벽에 대한 이론과 함께 인공암벽을 등반하는 체험 시간도 가졌다.‘뫼사람’ 회장 전태영양은 “뫼사람은 단순히 산행이나 등산만을 목적으로 설립된 조직이 아니다”라며 “산에 대한 정보도 수집하고, 영상물을 통해 국내외 명산들의 특성도 분석하고, 회원들간 토론을 통해 산을 제대로 알고 배우자는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라고 말했다.뫼사람 동아리 설립을 처음 제안했던 리재웅군도 전태영양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리군은 “어릴적부터 산을 유난히 좋아했던 부친을 따라다니며 자연스럽게 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며 “산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뫼사람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사람의 편의대로 산에 길을 뚫고 공원을 조성하는 등 난개발을 일삼게 되면 인간과 자연의 공존관계가 깨지고 결국 그로 인해 인간은 불행한 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뼈 있는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리 군은 임학과 산림자원학을 체계적으로 탐구하기 위해 대학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고3 수험생으로 진학 준비에 바쁠만도 하지만 뫼사람 동아리 활동 만큼은 꼭 참석하고 있다.뫼사람 새내기 주병국(1년) 군은 “산은 인간과 자연이 동화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매개체”라며 “산이 좋아서 산에 오르고, 산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는 뫼사람 활동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1958년 개교한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는 전교생이 78명에 불과하며 학생의 창의와 자율성을 존중해 학생 스스로 학교생활은 물론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뫼사람’ 역시 학생 자율조직의 하나다. 그 안에서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꿈과 창의력이 무궁무진하게 샘 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