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덕면은 호두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호두수확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청설모에 대한 수매가 시작됐다. 포획한 청설모 꼬리를 잘라 면사무소에 접수하면 마리당 3천원이 지급된다.
꼬리 잘라오면 마리당 3천원 지급천안 대표적인 특산물 호두의 원산지인 광덕면은 올해도 예외없이 청설모와 전쟁이 시작됐다.총기, 올무(다단계 올무), 덫, 천적(수리부엉이), 함석갓 등을 이용해 청설모 퇴치방안이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지만 갈수록 지능적으로 호두농가에 피해를 입히는 청설모를 당해낼 재간이 없어 보인다.올해는 호두농가에 치명적인 피해를 안겨주는 청설모에 대해 민·관 합동으로 최후 수단을 사용키로 했다. 천안시 대표적인 특산물 광덕호두를 지키기 위해 배수진을 쳤다.올해부터 호두살리기위원회(회장 서태호)를 비롯한 호두농가에서 요구해온 청설모 수매방안을 시에서 도입키로 한 것. 이를 위해 시는 마리당 3천원씩 3천마리에 해당하는 900만원의 예산을 의회에서 승인받았다. 청설모가 극성을 부리기 시작하는 7월부터 광덕면사무소(면장 임대수)에서 수매를 실시한 결과 지금까지 총 28마리가 접수됐다. 청설모 포획에는 덫, 올무, 총기 등이 주로 사용된다. 이렇게 포획된 청설모 꼬리를 잘라 면에 접수하면 내용물을 확인한 후 마리당 3천원이 지급된다.광덕 호두재배 농가들은 청설모를 호두생산량 감소의 가장 큰 원흉으로 꼽고 있다. 광덕호두살리기위원회에에 따르면 호두생산량은 80㎏들이 2천5백∼3천가마를 생산하던 60∼70년대가 최고 절정에 달했으며, 국내 호두생산량의 70%까지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점차 농가 고령화로 나무를 돌보는데 소홀해지는 시점에서 엄청난 식성과 번식력을 가진 청설모까지 가세해 급격한 사양길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청설모 포획실적은 지난 2000년 호두살리기위원회 총무 이종근씨가 고안해낸 다단식 올무에 시의 예산지원(500만원)으로 1천개의 올무를 호두재배농가에 보급했다. 그로 인해 7백여마리를 포획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사상 유래없는 호두 풍년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01년에는 시의 예산집행이 늦어져 포획적기를 놓쳐 3백마리 포획에 그쳤다. 2002년에는 청설모포획을 위해 지원되던 예산마저 중단돼 포획실적도 보고된 바 없다. 이종근씨는 “일기의 영향도 있지만 청설모의 접근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시키냐에 따라 생산량이 크게 좌우된다”고 말했다. 또한 “때론 유해조수 포획에 대해 동물애호가들에게 곱지못한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농민들에게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호두살리기위원회에서 자체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호두 생산량이 ▲60년 2천5백가마 ▲70년 3천가마 ▲80년 2천가마 ▲90년 1천가마 ▲2000년 5백가마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생산량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청설모 피해와 함께 호두나무 관리, 노후목 교체, 품종개량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호두살리기위원회는 우량품종 선별과 노후목교체로 점차 생산량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