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번도 아니고 수차례 시공자는 물론 시에 건의를 했는데도 듣지 않더니 결국 최악의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풍세면 용정1리 박긍종(48) 이장은 지역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천안시와 시공업자가 급수시설을 부실공사로 몰고 갔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풍세면 삼태리 태학산 입구에는 농림부의 농어촌 특별세 지원으로 농촌농업 생활용수 급수시설이 설치돼 있다.풍세면 용정1리와 용정4리 1백10세대에 공급되는 급수시설로 지난해 6월 완공된 시설이다. 그러나 준공된 지 채 일년도 되기 전에 물량부족을 비롯해 곳곳에서 문제점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말부터 현재까지 30∼40세대의 농가에 물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일부 농가에는 물이 나오다 안 나오다 반복되고 있으며, 물 한 방울 안 나오는 집도 10여 세대나 된다. 문제는 박긍종 이장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이 수차례 부실 시공 의혹을 지적했지만 관계기관은 주민들의 주장을 애써 외면했다는 것이다.박 이장은 공사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수시로 관찰을 해왔기 때문에 본 공사가 부실공사라는 상당한 근거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박 이장은 “중장비를 동원해 간단한 작업절차를 거치면 부실공사라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박 이장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업체에서 그라우팅처리(암반수만을 공급하기 위해 지표수 유입을 차단하는 장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암반관정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지하 5m에서 생성되는 지표수를 모아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어 오염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며, 물의 성분 자체도 일기를 비롯한 주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풍세면 용정1리?4리 주민들은 지난 1월 말과 2월 초 설날을 전후해 몇 차례 용수가 고갈됐던 것을 비롯해 올해 이미 수차례 물공급 중단사태에 직면했다. 심지어 가정에 공급된 용수에 진흙 등 불순물이 섞여 나왔다고 말했다.주민들이 단수로 불편을 겪을 당시 박긍종 이장을 비롯한 몇몇 주민들이 물저장탱크 내부를 확인한 결과 물 저수량은 바닥을 드러냈으며 시설 바닥에는 상당량의 진흙이 유입돼 있었다고.박긍종 이장은 “부실시공이 의심된다며 수차례 관계부서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번번이 묵살당했다”며 “시는 주민들에게 단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부실시공 여부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