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방향으로 전숙자(맨좌), 채윤숙, 유미숙, 이영미.
우리동네 열혈아줌마 4인방이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해 큰 재빼기 문턱에서 대형사고를 쳤다.지난 4월 천안에서는 처음으로 주부들로 구성된 그룹사운드를 결성한데 이어 지난 22일(화) 창단발표회까지 치룬 것. 창단발표회를 하루 앞둔 지난 21일(월) 공연준비로 온 몸을 땀에 흠뻑 적신 네 명의 아줌마를 연습장(사직동 큰재빼기 세고비아 음악학원)에서 만났다.말이 아줌마지 그들은 아직도 18세 소녀의 꿈과 낭만을 간직하고 있었다. 머리엔 반짝이는 두건을 두르고 찢어진 청바지에 달라붙는 민소매티, 몸에 주렁주렁 장식한 액세서리에서 풍기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능수누리’라는 팀명으로 뭉쳐진 이들 아줌마 그룹사운드는 요즘 잘나간다는 신세대그룹 베이비복스나 빅마마, 버블시스터즈가 부럽지 않아 보였다. 목청껏 소리치며 한껏 흥에 취해 있는 채윤숙(32·청수동·싱어겸 퍼스트기타)씨는 “아마 능수누리팀에 합류하지 않았다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잃은채 살아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복자여중 재학 시절부터 무대에 서는게 꿈이었다는 유미숙(40·신부동·베이스기타)씨는 “사회진출에 이어 결혼을 하고 자녀를 키우며 정신없이 보내는 동안 학창시절의 꿈은 물거품이 돼 버렸었다. 그러나 두 남매의 엄마가 되고 나서 새롭게 시작하는 음악인생이 새로운 삶의 활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어렵게 시간을 내서 능수누리에 합류한 전숙자(42·쌍용동·키보드)씨는 “직장인으로, 아내로, 두 딸아이의 엄마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지만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지금 이 순간이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맞은 듯 하다”고 말했다.팀의 왕언니 이영미(42·구성동·드럼)씨는 “음악을 시작한 이후 매일매일 젊어지고 예뻐지는 것 같다. 인생에 새로운 활력을 찾기 위해 시작했는데 요즘은 하루하루 행복에 취해 산다. 매일 들뜨고 설레며 마치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이라고 말했다.주부 그룹사운드 ‘능수누리’는 천안을 상징하는 ‘능수’와 세상을 뜻하는 ‘누리’의 합성어로 천안을 널리 알리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세고비아음악학원 김해선(44) 원장의 제안으로 결성된 ‘능수누리’는 인천과 춘천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탄생한 주부 그룹사운드다. 능수누리는 지난 22일(화) 창단발표회를 시작으로 소외이웃을 위해 지역 불우시설 등을 돌며 정기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관객층은 청소년, 노인, 주부 등 다양한 테마를 설정해 그에 걸맞는 공연을 준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창단발표는 누구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80년대 대학가에서 유행하던 ‘민들레 홀씨되어’ ‘탈춤’에서부터 노년층을 위한‘물안개’ ‘달타령’까지 폭넓게 구성했다. ‘소양강 처녀’는 김 원장이 신세대 젊은이의 취향에 맞도록 빠른 템포로 편곡해 발표했다.아직 이동수단이나 악기 등을 갖추지 못해 운영전반을 김 원장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머지않아 능수누리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후원하는 스폰서가 나와주지 않을까 기대하며 매일 2∼3시간씩 맹연습에 몰입하고 있다. 문의:☎563-9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