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국회비준 절차만을 남겨놓고 있는 시점에서 천안농민회 소속 회원들은 지난 14일(월) 천안역 광장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저지를 위한 천안 농민 대회’를 개최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철회를 강도높게 주장하는 천안농민회 정진옥 회장(51·농업)을 농성 현장에서 만났다. ▶자유무역협정은 국제적 추세 아닌가-세계 어느 나라도 농업을 포기하면서 공산품을 수출하려는 국가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국제사회의 원칙과 흐름은 절대법칙이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현재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느나라 어느 조건의 국가와 체결하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농업구조를 갖고 있는 일본의 경우 농업부문의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농업이 취약한 도시국가인 싱가폴과 체결하고 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서 농업부문을 예외로 하려고 한다. 또한 무한한 시장잠재력에도 불구 농업부문 때문에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에 소극적이다. 일본과 유럽연합은 칠레와 협정에서 대다수 농업품목을 예외로 하려 하고 있다. 미국은 캐나다와 협정에서 58품목을 예외로 두었으며 호주와의 협정을 앞두고 농산품 예외를 논의 중이다. 여타 다른 선진국들도 농업은 예외로 하거나 자국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은 제외하고 있다.▶천안농민회에서 천막 농성 진행한 이유는-이제 한·칠레 FTA가 국회 비준 절차만을 남겨놓고 있는 실정에서 지난 6월까지 국회의원의 과반수가 넘은 1백44명의 의원이 국회 비준 거부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를 비롯한 재벌 등 경제단체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당초부터 농민들과 입장을 같이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던 함석재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천막농성을 한 것은 농민들의 어려운 현실과 대정부 요구 사항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홍보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다. 언론들이 농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것이 사실 아닌가. ▶지난 14일(월) 천안시청을 항의 방문한 이유는-지난 9일(수) 경북 영천시청에서 전국 포도주산지 11개 자치단체장이 모여 ‘포도주산지 시장·군수 협의회’를 구성하고 FTA특별법을 통해 포도농가 발전을 위해 대책을 세울 것을 정부에 요청한 사실이 있다. 물론 한·칠레 FTA를 통해 포도 농가는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 분명하고 마땅히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입장을 비롯한 포도 재배 농민들은 한·칠레 FTA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마당에 농민들의 의견을 대변해야할 시장·군수들이 한·칠레 FTA의 체결을 기정 사실화 했다는 것이 문제다. 뿐만 아니라 협의회에서 정부에 건의한 내용은 이미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과 다를 것이 없었다. 결국 정부와 중복 되는 내용으로 생색내기에 불과했다. ▶항의 방문은 성과는 있었는가-성무용 시장과의 직접 면담은 사정상 성사되지 못했지만, 민종기 부시장을 통해 지역 농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다. 그 결과 지난 16일(수) ‘한·칠레 FTA 협정 체결과 비준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는 성무용 시장의 의견서를 받았다. 성무용 시장의 소신있는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7월 임시 국회 중에는 한·칠레 FTA 관련 법안이 상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을 비롯한 농민단체들은 한·칠레 FTA가 준비되던 3년 전부터 농업분야를 제외해 줄 것을 계속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2월13일 칠레 대통령과 협정을 체결할 때 대규모 반대 집회를 했고, 4월 1달 동안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했다. 여성 농민들은 국회 앞에서 삭발 시위를 감행했고, 한강대교 위에서도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차량 1만대 상경 시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한·칠레 FTA의 국회 상정을 막았다. 이제 우리 농민들은 국회 비준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한-칠레 FTA의 전면 수정 혹은 폐기를 주장한다. 지금처럼 정부에서는 강행하고 농민들은 계속 막는 소모적인 모습을 극복하고 보다 많은 농민들과 국민들이 함께 공감하는 방식으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특히 민주당과 노무현 대통령은 진정 농민의 생사존망을 좌우하는 한·칠레 FTA를 재고하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향후 천안농민회의 활동 계획은-우리 농민들은 오판을 일삼는 정부와 국회에 400만 농민, 나아가 5000만 국민의 생명을 맡겨야 한다는 현실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농민들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시위 현장을 왜곡하고 농민들의 주장을 애써 외면하는 방송이나 신문 등 언론매체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천안농민회는 정치권과 언론에 대한 비판 활동을 강화 할 계획이다. 천안농민회를 비롯한 전국 각 지역 농민회는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의 시민·사회·종교·학술 단체 등과 연대를 통해 농업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농민들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한·칠레 FTA의 진상을 밝히고 여기 동조한 정치인들을 응징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다. 마찬가지로 방송, 중앙 일간지의 왜곡 편파 보도에 적극 항의하고 계속적으로 감시하는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는 잘못된 언론행태는 심판 받아야 마땅하다. 끝으로 우리 농민들이 들판에서 땀흘리며 일한 정당한 댓가를 받고 국민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도록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