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형석 | 47·한국농업경영인천안시연합회장지난 8일(화) 오후 2시 농협중앙회 천안시지부 앞에는 천안지역 농민단체 1백여명이 모여 농업협동조합개혁과 FTA 국회비준 반대를 외쳤다.이날 같은 시각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본사 앞에서 전국농민연대소속 9개 농민단체의 집회와 함께 전국 1백30여개 농협 시도 지역본부와 시군 지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된 행사다.이들은 근본적인 농협개혁 없이는 농업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신용·경제사업분리 ▲시군 지부폐지 ▲시도 본부장 조합장출신 선출제 실시를 주장했다.천안농민연대는 이날 협동조합개혁 결의문을 채택하고 농협중앙회 천안시지부 사업장에서 접수자대기 시위를 벌였다. 이와 함께 농협중앙회 앞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농협개혁과 FTA 비준반대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농민연대의 입장을 전달하는 가두선전과 함께 시민서명운동을 벌였다. 농민단체들이 왜 농협개혁을 주장하는지 집회 현장에서 한국농업경영인천안시연합회 황형석 회장을 만났다.▶농민연대를 구성하게 된 배경과 농협을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이유는-농업협동조합은 말 그대로 농업과 농촌발전을 위해 조직된 조합이다. 그렇다면 그 조직 자체는 당연히 조합원인 전국 4백만 농민을 위한 사업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조합원이 농민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농업과 농민의 현실적 위기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회원조합과 조합원을 위한 최소한의 사명감조차 망각한 채 이윤극대화를 위한 신용사업과 수익사업에만 매달리는 농협중앙회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에 농협의 주인인 농민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에 이른 것이다.▶농협이 농업과 농민을 외면하고 있다고 했는데-지금 국내 농업은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수입개방 정책으로 농산물 가격이 보장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제는 한·칠레 자유무역 협정이 태풍처럼 몰려오고 있다. 이후에도 WTO, DDA협상과 2004년 쌀 재협상 등 난제가 첩첩산중 쌓여 있다. 이처럼 농업과 농촌의 총체적 위기 속에서 농협은 조합원을 위한 경제조직체로서 자기 정체성을 철저히 망각하고 있다.회원조합은 주먹구구식 사업운영과 각종 비리로 만성적인 부실을 조합원들에게 떠넘기기에 급급한 현실이다. 어려운 농민 조합원을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농가부채 채권수심과 재산권 강제집행 등을 들먹이고 있다. 심지어 농민들을 비관자살이라는 막다른 길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 현실이다.▶그렇다면 농민연대가 주장하는 개혁된 농협의 참모습은 어떤 것인가-농협개혁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식적인 선이다. 농협은 당초 설립목적에 맞도록 농민 조합원이 주인되고 농민조합원을 위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모든 역할을 제자리로 돌리면 된다. 조합원의 소득증진에 노력하고, 조합원의 농축산물을 제대로 팔아주기 위해 힘쓰며, 조합원의 농가부채를 내 부채처럼 아파하고 해결하려 애쓰는 진정한 민주적 경제조직체로 거듭나길 바란다.협동조합 개혁의 핵심은 ‘신·경 분리와 시·군지부 폐지’에 있다. 중앙회의 소유권과 그 이익을 회원조합에게 돌려주고 그 이익을 농민조합원이 향유하기 위해서 순차적으로 바꿔야 할 과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