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면 지산리 소재 채석장이 소음, 분진, 공사차량 난폭운전, 임도점령, 생태계 파괴 등으로 대민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청원에 따라 천안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현장을 방문, 실태를 확인하고 있다. 소음·분진·난폭운전·하천오염·농로파괴 등 주민불안 증폭“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소음과 분진때문에 주민들은 단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난폭하게 질주하는 공사차량들은 소름이 끼친다. 원주민들은 언제까지 당하고만 살아야 하는가.”광덕면 지장리 금호건업(주) (대표 이호섭)이 운영하는 채석장이 광덕주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이 돼 버렸다. 지난 9일(수) 천안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현장을 방문하자 마을 주민들은 울분을 쏟아내기 시작했다.주민 유재숙(63·지장리)씨는 “땅을 흔들며 질주하는 차량과 먼지 등 채석장이 운영되면서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천안농민회 광덕지회 이종근 지회장은 “광덕천 최상류의 맑은 물에 서식하던 물고기와 각종 물벌레들이 채석장에서 석분이 유입되며 자취를 감추었다”고 말했다.새마을지도자 양승화 회장은 “그동안 지역주민들이 겪은 마음고생은 말할 수 없이 컸다”며 “이번 시의회 방문을 계기로 지역주민들이 더 이상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때늦은 관심에 원망을 표했다.실제로 소음과 분진을 발산하며 시도 때도 없이 진행하는 작업, 도로를 전세낸 듯 과적과 난폭운전에 고속질주를 일삼는 공사차량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하천을 무단점령하고 대량으로 유출시킨 토사는 하천바닥에 쌓여 장마라도 닥치면 농경지 유실이 우려되고 있다.채석장에서 설치한 모래사출기가 임도를 점령해 채석장 상류에 위치한 호두나무를 비롯한 농작물을 돌보기 위해 출입하는 농민들이 공사장을 이용함으로써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계곡에 야적한 석재 부산물들이 하천으로 유입됨으로써 서식하던 물고기가 사라지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등 채석장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이 모든 상황에 마을 주민들이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사업주나 관계기관은 뒷짐만 지고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격분한 주민들은 이상철 광덕면 이장단협의회장 명의로 지난 6월30일 천안시의회에 사태해결을 호소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김민기(광덕면) 의원은 “금호건업에 대한 지역주민 민원이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수차례 있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무시한 처사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김민기 의원은 금호건업의 문제점에 대해 천안시의 책임도 함께 언급했다. “허가구역을 넘어서 무분별하고 무계획적으로 자연이 훼손되고 있는데 지도감독 해야 할 천안시는 무엇을 하고 있었으며, 수차례 민원제기에도 불구, 시정되지 않은 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금호건업 이호섭 대표는 “그동안 불편을 끼쳐 주민들께 죄송하다”며 “소음, 분진, 토사유출, 작업차량 운행주의, 석분하천유입 등 지금까지 언급됐던 모든 사안들에 대해 시정토록 하겠다”고 말했다.천안에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본 채석장은 지난 2000년 4월 사업자의 채석허가신청에 대해 천안시가 ‘자연발생유원지의 자연경관 저해와 생태계 파괴 및 하천오염, 토사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불허가 처분을 했었다. 그러나 2001년 사업자측의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산림법상 제한 할만한 규정이 없으며 자연환경보존 등의 사유로 불허가 처분한 것은 재량권을 넘어선 위법’이라고 판결, 천안시가 패소했다. 채석장 운영기간은 2005년 10월31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