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언제나 열이 되는 꿈을 꾼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다섯에 머물러 있어 안타깝습니다. 그들에게 나머지 다섯을 나누어 주세요.”수화봉사동아리 ‘다섯손가락’(회장 조혜숙)이 결성됐다. 다섯손가락은 열이 되고 싶지만 열이 될 수 없는 장애인들을 위해 열보다 더 큰 다섯의 힘을 보여주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천안에 수화통역 자원봉사단체가 결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 다섯손가락은 조혜숙 회장을 중심으로 지난 5월 천안에서 개최된 제2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수화봉사활동을 전개했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새롭게 구성한 단체다.내친김에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모임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참여의지가 모아져 다섯손가락이 탄생됐다. 한국농아인협회 천안시지부 박성란 간사는 “청각?언어 장애인들이 가장 크게 겪는 불편은 전화통화다. 의사를 전달할 수도 받을 수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들은 병원 진료를 받거나 관공서를 출입하며 간단한 민원업무를 수행하기에도 불편을 느낀다. 더구나 법률이나 소비자분쟁 등 복잡한 사안이 발생될 경우는 해결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요즘 사회 전반적으로 중증장애인을 위해 문턱과 계단을 없애고는 있지만 농아인을 위한 수화 통역인은 드물다.다섯손가락은 그들에게 의사소통 창구역할을 담당해 줄 시민들을 찾고 있다. 조혜숙(41·두정동·사진 가운데) 회장은 “다섯손가락에서는 수화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폭넓은 사회를 간접 체험할 기회도 가질 수 있다”며 “수화를 배운 적이 있거나 수화에 관심있는 시민들의 동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곽경희(36·신부동·사진 오른쪽) 총무는 “수화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표정으로 희로애락을 연출한다. 더불어 손가락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건망증치료와 치매예방 효과에도 최고”라고 말했다.다섯손가락의 설립취지를 듣고 동참하게 됐다는 서지영(32·신방동·사진 왼쪽)씨는 “10여년 전 학교 동아리에서 수화를 배웠지만 졸업한 이후 사용할 기회가 없어 대부분 잊었다”며 “이번 기회에 다시 익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시키고 싶다”고 말했다.이들은 매주 화요일 농아인협회 천안지부 사무실에서 수화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월 1회씩 정기모임을 갖고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체계적인 활동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다섯손가락은 우여곡절 끝에 7명의 주부회원들로 출발했다. 이들은 회원이 확보되는 대로 수화통역 이외에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에 힘을 실어줄 더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기대된다.문의:☎558-1562, 회장 018-223-8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