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지역대학생들의 취업지원을 위해 지난 10일(화) 삼성전자에서 대학 취업지도 관계자와 기업 인사책임자들의 간담회를 주선해 상호 입장을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갈수록 고학력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천안시는 지역대학생들의 취업지원을 목적으로 지난 10일(화) 삼성전자 천안사업장에서 민종기 부시장 주재로 시 관내 11개 대학과 본사를 천안에 둔 11개 기업체 인사담당 부서장들의 만남을 주선했다. 시에서 지역대학생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과 기업의 만남을 주선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갖게 했다. 인력을 채용하는 기업과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 모두 윈-윈 전략으로 공동발전을 모색하자는 것이 간담회 기본 방침이었다. 시는 현재 신안동에 5개 대학을 비롯 총 12개 대학에 6만명의 대학생이 재학중이다. 이와 함께 천안시에 입주해 조업중인 기업체는 총 1천7백여개 업체로 작년에만 1백63개 기업이 유치됐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전시성 행사로 흘렀다는 지적이다.특히 대학이나 기업소개가 불필요하게 길어져 내실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 대안없는 막연한 난상토론은 어렵게 마련된 자리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이날 간담회가 끝난 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관계자는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 홈페이지만 열어봐도 상세하게 나와 있는 학교나 기업을 새삼스럽게 귀한 시간을 축내며 소개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지역문제엔 관심조차 없이 자사의 높은 채용기준만을 내세우는 업체의 입장만을 듣는 것도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어렵게 마련한 자리에서 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기업체 입장만 대변하는 듯한 천안시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거기다 “기업은 돈이 안 되는 일은 거들떠 보지도 말아야 한다. 지방대출신 학생들의 취업문제는 국가나 행정기관이 해결할 문제다. 기업체에 협조를 요구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것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삼성전자의 입장이었다.이에 앞서 천안지역에 입주한 기업들은 천안의 간접자본을 이용하며 기업 이윤을 창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동책임을 요구할 수 있다는 대학측 의견은 부시장이 저지하고 나섰다.민종기 부시장은 “어려운 환경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은 못줄 망정 짐이 돼서야 되겠냐”고 말했다. 이날 일부 대학 관계자들은 “초일류기업 삼성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은 좋았다. 그러나 비좁은 분임토의장에서 찜통 더위를 참아가며 얻은 결론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이들은 삼성전자의 까다로운 방문절차 때문에 종합운동장에서 1차 집결한 후 단체로 이동해야 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기업이 내세우는 경제논리의 틀 속에서만 찾으려는 시의 소극적 태도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천안시는 모임을 가진 자체가 큰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기업에서 지역대학생을 채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는 입장과, 대학은 우수한 인력을 육성해 달라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간담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