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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함께 쓰는 영농일기

영농일기

등록일 2003년04월1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버지 날도 덥고 힘든데 쉬엄쉬엄 하세요.”“요즘이 일년 중 가장 중요한 시기다. 암수 꽃가루 수분이 잘 돼야 열매가 틈실하게 맺지. 모레쯤 비가 온다니까 서둘러야 한다.”요즘 성환읍 전역은 눈이 부실 정도로 배꽃이 만발해 있다. 전국 최고의 생산량과 품질을 자랑하는 성환배. 이 곳 성환지역은 봄이 유난히 아름답다.성환에서도 과수원이 가장 밀집된 율금마을을 찾았다. 취재기자가 찾아간 지난 16일(수) 오후. 봄 날씨 치고는 무더울 것이라는 기상대 예보대로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었다. 일부 농가에서는 이미 인공수분이 진행되고 있다.구름 한점 없는 푸른 봄날, 배꽃 만개한 농장에서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율금2리의 한마음농원을 찾았다. 이 곳은 아버지 지성영(55)씨와 아들 현태(34)씨가 운영하는 농장이다. 배꽃 만개한 농장에서 검게 그을린 얼굴의 땀을 훔쳐내며 아들을 격려하는 지성영씨와 부친을 걱정하는 아들 현태씨의 모습이 매우 푸근해 보였다. 30년 전부터 배농사를 지어왔다는 아버지는 몇 년 전부터 농업에 입문해 하나씩 배워가는 아들에게 보다 많은 것을 알려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갈수록 농사짓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물가는 해마다 오르고, 생산원가도 덩달아 오르는데 농산물 값은 오히려 내려가고 있으니, 자식이 농사짓겠다고 해도 걱정이다.”지성영씨는 아버지 입장에서 보다 많은 부분을 걱정했다. 이날 두 부자는 인근 학교에서 인력지원을 받고, 품도 샀다. 전적으로 인력에 의존해야 하는 요즘이 가장 어렵다. 해마다 오르는 인건비도 부담스럽지만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것 자체가 점점 힘들어 진다. 현태씨는 7년 전 귀농을 결심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농업을 택한 이유는 갈수록 힘들어지는 농업환경에서 일하는 부친도 염려되고, 이왕 농업을 시작할 결심을 했으면 조금이라도 서둘자는 생각에서다.아버지의 걱정과 달리 현태씨는 국내 농업의 미래까지도 걱정하는, 이미 든든한 농업인이 돼 있었다.“아버지 세대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 도입되는 다양한 영농기술을 습득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는 좀 더 연구해 자연환경과 공존하는 농사를 지을 계획이다.”현태씨가 계획하는 환경농법이 완성되면 요즘처럼 일일이 사람이 꽃가루를 채취해 옮겨줄 필요 없이 벌과 나비가 날아들어 본연의 역할을 다해주지 않을까. 갈수록 어려워지는 국내 농업현실이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땀흘리는 젊은 영농인 지현태씨. 그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새로운 기대와 도전으로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아들을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 주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우리 농업의 새로운 희망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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