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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초 월드컵 꿈나무 -희망의 날개짓 죽음의 나락으로

희망의 날개짓 죽음의 나락으로

등록일 2003년03월2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첫 만남은 아픔지난해 3월 천안초 축구팀은 열악한 재정과 선수 부족, 천안시민의 무관심 속에 해체위기까지 놓였었다<본보 2002년 3월9일 10?11면 기획보도>.당시 축구팀은 지난 75년 창단 이래 27년만에 최악의 상황이었다. 축구팀에 남아있는 선수는 3∼6학년 모두 합해 총 14명. 교체멤버도 없이 시합에 출전해야 하는 딱한 처지였다.이에 본보는 축구단 후원회와 함께 갈수록 열악해져가는 천안초 축구팀 사연을 보도하며 지역사회 공동책임을 갖자고 제기했다.월드컵 개최일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에 지역의 체육꿈나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해체위기에 놓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일부에서는 관심을 보이며 지원자로 나서는 시민들도 생겨났다. 그러나 변화는 짧았다. 대부분 시민들의 관심은 월드컵으로 기울어 갔다.당시 천안초 축구팀의 일년 예산은 지도자 급여를 포함해 8천만원 가량이었다. 학교당국이나 교육청, 지자체의 지원은 전무했고 예산 전액은 학부모의 몫이었다.14명의 학부모가 8천만원의 예산을 마련한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대회 출전때마다 추가적으로 부담되는 비용은 제외된 금액이다. 대부분 학부모들의 가정형편도 넉넉지 못했다. 당시 취재기자는 운동장 한켠에 마련된 선수들 숙소인 일명 깡통막사 내부를 둘러 봤었다. 마치 군대 내무반의 침상과 관물대를 연상케 하는 낡고 허름한 시설이었다<우측하단 사진> .또한 천안초 운동장은 배수시설도 열악하고 경기장 규격에도 맞지 않아 천안중학교 등 인근학교를 전전하며 연습시간을 가졌다.이처럼 천안초 축구 꿈나무들이 열악한 재정형편으로 축구를 포기하려 할 때 천안시는 매우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21세기 스포츠도시 천안’을 선언한 후 그 위상에 걸맞도록 오룡경기장을 축구전용구장으로 개조하기 위해 200억원 가까운 예산 집행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었던 것.다시 찾은 희망, 그리고첫 번째 보도가 나간 이후 천안초 축구팀을 살리자는 각계의 도움이 잇따랐다. 동창회와 조기축구회, 충남축구협회 등에서 유니폼과 트레이닝복, 축구화, 후원금 등을 전달했다<본보 2002년 6월1일 보도>.두 번째 방문했을 때 천안초 축구 꿈나무들은 이를 악물고 뛰었다. 시민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그리고 모진 환경을 조금씩 극복하며 새 희망을 잉태하고 있었다. “우리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 지켜봐 주세요”라고.첫 번째 만남이 좌절과 아픔이었다면 두 번째 만남은 희망이었다. 열악한 환경을 스스로 극복해 나가고 있었다. 이어 충남협회장기 종별축구대회에서 우승보다 값진 3위를 차지했다. 그때 천안초 선수들은 감투상, 수비상, 득점상까지 거머쥐었다.4강신화를 일군 월드컵 열기에 힘입어 천안초 축구팀은 지원자가 늘어 선수는 14명에서 23명으로 늘었다.때마침 충남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구마모토현 초청으로 천안초 축구팀은 나가미네 초등학교와 친선경기를 가졌다. 나가미네 초등학교는 구마모토시 50여개 초등학교 중 5위권 안에 드는 우수한 팀이었다<본보 2002년 8월17일 보도>.비록 친선경기였지만 천안초 축구팀은 3∼4학년 선수들까지 골고루 기용하며 7:1의 대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얻었다.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룩한 한국에서 온 어린 선수들을 일본 현지 언론들도 높은 관심을 갖고 지켜 보았다.<좌측하단 사진>천안초 선수단이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모든 경비는 구마모토시 예산으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체 위기에 놓였던 천안초 축구팀은 불과 5개월만에 역경을 모두 극복하고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다. 그리고 천안초 축구팀이 안정을 찾는가 싶었는데 이번에 전혀 엉뚱한 참사소식이 전해졌다.차라리 꿈이었으면, 이번 참사로 3일간 휴교에 들어간 천안초는 더욱 을씨년스럽게 느껴진다.학교체육 무엇이 문제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야 또 다른 천안초가 발생되지 않을 것이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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